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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추천하다(毛遂自薦 모수자천)

 

- 史記(사기) 平原君列傳(평원군열전) -

 

조나라의 평원군은 자신의 집에 수많은 식객들을 두고 있었다.

조나라 효성왕 9년, 진나라의 공격을 받아 수도 한단이 포위되었다. 이에 평원군은 초나라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사신으로 가게 되자, 식객 중에서 자신을 수행할 사람 20명을 뽑고자 했다. 몇 번이고 고르고 골랐지만 끝내 한 사람을 채우지 못했다.

이때 모수라는 사람이 앞으로 나와 자신을 칭찬하며 말하자, 평원군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유능한 사람이란, 마치 송곳이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것과 같아서, 당장 그 끝이 주머니를 뚫고 드러나게 되는 법인데, 당신은 삼 년 동안이나 내 집에 있으면서도 사람들로부터 무슨 재주가 있다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소. 이것은 당신에게 특별한 재주가 없다는 뜻이오. 따라서 당신은 이번 임무를 해낼 수 없으니, 이곳에 머물러 있도록 하시오.”

“저는 오늘 비로소 자루 안에 넣어 주기를 청할 뿐입니다. 만약 군께서 저를 좀더 일찍이 자루에 넣어주셨더라면 자루 밖에까지 나왔을 것이며, 그 끝이 드러나 보이는데 그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평원군은 마침내 모수를 일행에 포함시키기로 하였다. 먼저 선발된 19명은 모수를 경멸하며, 서로 마주보며 모수를 비웃었으나,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평원군은 초나라에 도착하여, 초왕과 연합하여 진나라에 대항하고자 협상을 하였다. 그러나, 해 돋을 때부터 시작하여 정오가 되도록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때, 당 아래에 있던 19명의 수행원들이 모수에게 말했다.

“선생이 당상으로 올라가 논의를 마치게 해주시오.”

모수는 계단을 뛰어 올라가 칼자루를 만지며 평원군에게 말했다.

“합종의 이해는 단지 두 마디의 말로 결정되는 것인데, 아직껏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초나라 왕이 평원군에게 물었다.

“저 객인은 도대체 누구요?”

“저의 수하에 있는 자입니다.”

초나라 왕은 모수를 꾸짖으며 말했다.

“당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겠느냐? 나는 너의 주군과 논의하고 있는데, 너는 도대체 무엇 하는 놈이냐?”

모수는 칼자루에 손을 댄 채 나아가며 말했다.

“왕께서 나를 꾸짖는 것은 초나라의 강한 군대를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왕의 목숨은 내 손안에 있습니다. 합종은 초나라를 위한 것이지 조나라를 위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저의 주군의 체면을 생각하지도 않고 꾸짖은 것은 무슨 도리입니까?”

모수는 은나라 탕왕과 주나라 문왕의 예를 들며, 초나라와 조나라가 연합하여 진나라에 대항할 경우의 이해관계를 설명하였다. 초나라 왕은 모수의 이러한 행동에 두려움과 탄복을 느껴, 즉각 합종에 따르기로 하였다.

“과연 그렇소. 정말로 선생의 말에 따라 합종하겠소.”

모수는 혈맹을 다짐하기 위해 닭, 개, 말의 피를 가져오게 하여 먼저 초나라 왕과 평원군에게 마시게 하고, 그 다음에는 자신이 마셨다. 모수는 왼손에 구리 쟁반을 들고 오른손으로 19명을 불러서 말했다.

“그대들은 당 아래에서 이 피를 마시도록 하시오. 그대들은 그저 따라왔을 뿐이니, 이른바 남의 힘에 의지하여 일을 이룩하는 자들일 뿐이오.”

이렇게 하여 평원군은 합종을 약정하고 귀국할 수 있었으며, 평원군은 모수를 상객으로 대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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