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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과 유방의 만남

 

- 史記(사기) 淮陰侯列傳(회음후열전) -

 

진나라 말기의 소하, 한신, 장량 등은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건국한 인물들로서, ‘한흥삼걸’이라 불린다. 이들 중 소하는 가장 먼저 유방을 따랐던 사람이었다.

초한이 천하를 다투던 초기, 한신은 항우 휘하에서 궁중의 경계를 담당하는 하급관리인 낭중 임명되었는데, 그는 자신의 낮은 관직을 못마땅하게 여겨 유방에게 귀순하였던 것이다.

유방을 한신을 그다지 비범한 인물로 여기지 않고 식량을 관리하는 하급장교인 치속도위에 임명하였다. 한신은 자신을 크게 쓰지 않음을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곧 도망하였다. 소하는 한신의 도망 소식을 듣고, 이 사실을 유방에게 보고하지도 않고 직접 그의 뒤를 쫓았다.

그런데 사실을 잘 알지 못한 어떤 사람이 유방에게 소하가 도망했다고 보고하였다. 유방은 크게 노하며, 자신의 양팔을 잃은 것처럼 괴로워했다.

며칠 뒤, 소하가 돌아와 유방을 알현하니, 유방은 아직 분노가  가라앉지는 않았으나, 기쁘기도 하여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왜 도망을 친 것인가?”

소하가 재빨리 대답하였다.

“제가 어찌 도망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도망한 자를 잡으러 뒤쫓아간 것입니다.”

유방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도망한 자라니? 그대가 뒤쫓아갔던 자는 누구요?”

“한신이라는 자입니다.”

유방은 소하를 꾸짖어 말했다.

“참 어리석군. 장수들 가운데에서 도망한 자들이 십여 명에 이르는데 그대는 이제까지 그들을 쫓아가 본적이 없소. 그런데 한신 같은 이를 뒤쫓아갔다 하니 믿을 수가 없소.”

“다른 장수들은 구하기가 쉽습니다만, 한신과 같은 장수는 나라 안에서 비길 자가 없는 인물입니다. 한중의 왕만 되시려 한다면 한신은 필요 없겠지만 천하를 다투시고자 하신다면, 한신이 아니고서는 함께 일을 도모할 사람이 없습니다.”

소하는 사실을 설명하고 나서, 한신을 장군으로 임명해 줄 것을 적극 건의하였다. 마침 유방은 초나라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는 터라, 인재들이 필요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방이 말했다.

“나 역시 동쪽으로 진출하여 천하를 다투고 싶소.”

소하가 다시 간언하였다.

“왕께서 동쪽으로 진출하시고자 한다면 한신을 쓰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한신은 다시 도망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대의 체면을 생각하여 한신을 장군으로 임명하리다.”

“아니 됩니다. 장군에 임명한다면 그는 틀림없이 이곳을 떠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대의 말대로 그를 대장에 임명하겠소.”

유방은 소하의 건의를 받아들여 한신을 대장으로 임명하기로 하였다. 유방은 좋은 날을 잡아 목욕재계하고 성대한 예를 갖추어 의식을 거행하고, 한신으로 하여금 대장의 자리에 오르게 하였다.

의식을 마친 다음, 유방은 한신에게 물었다.

“소하 승상께서 자주 장군을 추천하였는데, 장군은 어떠한 고견을 가지고 있는지 나에게 말해주기 바라오.”

한신은 감사의 뜻을 담은 몇 마디의 말을 하고 나서, 유방에게 되물었다.

“왕께서는 용맹함과 인자함, 그리고 군사력에 있어서 항우와 비교하여 누가 더 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유방은 한참 동안이나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모든 면에서 내가 그보다 못하오.”

이에, 한신은 구체적으로 항우의 특징과 치명적인 약점을 분석하고, 항우가 명목상 천하의 패권을 쥐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인심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백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도 못함을 증명하였다. 한신은 자신의 작전 계획을 이렇게 설명하였다.

“지금 왕께서는 항우의 방법과는 정반대 되는 방법을 쓰셔야 합니다. 용맹하고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등용하시고, 아직 평정되지 않은 지역이 있는지 살펴보셔야 하며, 공적을 쌓은 부하들에게 성을 나누어주시되 승복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군사 행동이 장군들과 병사들의 동방 진출이라는 군사적 목표와 일치되는지, 그리고 쳐부수지 않은 적은 없는지 등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왕께서는 무관에서 관중으로 들어오셨을 때 백성들에게 추호도 해를 끼치지 않으셨으며, 진나라의 가혹한 법령을 폐지하고 진나라 백성들과 세 가지 법령을 약조하셨으며, 진나라 백성들 가운데 왕께서 그곳의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제 왕께서 군사를 이끌고 동쪽으로 진군하신다면, 셋으로 나누어져 있는 진나라 땅은 포고를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평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방은 한신의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그를 좀더 일찍 등용하지 않았던 것을 안타까워했다. 유방은 즉시 한신의 계책을 받아 들여 각 군대의 장군과 진군 계획, 공격 목표 등을 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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