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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사영[杯中蛇影]술잔에 비친 뱀 그림자

  

진(晉)나라에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잃고 생활이 어렵지만 한눈팔지 않고 학문에 전념하여 벼슬길에 오른 악광(樂廣)이 있었다. 지혜로운 악광은 관리가 되어서도 매사에 신중하게 처리하였다.

악광이 하남 태수(河南太守)로 있을 때의 일이다. 자주 놀러 오던 친구가 웬일인지 발을 딱 끊고 찾아오지 않았다. 악광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를 찾아가 물어 보았다.

“아니, 자네 웬일인가? 요샌 통 얼굴도 안 비치니…….”

그 친구가 이렇게 대답했다.

“저 번에 우리가 술을 마실 때 얘길세. 그때 술을 막 마시려는데 잔 속에 뱀이 보이는 게 아니겠나. 기분이 언짢았지만 그냥 마셨지. 그런데 그 후로 몸이 좋지 않다네.”

악광은 이상한 일도 다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난 번 술자리는 관가(官家)의 자기 방이었고, 그 방의 벽에 활이 걸려 있었고, 그 활에는 옻칠로 뱀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악광은 그 친구를 다시 초대해서 저 번에 앉았던 그 자리에 앉히고 술잔에 술을 따랐다.

“어떤가? 뭐가 보이나?”

“응, 전번과 마찬가지네.”

“그건 저 활에 그려져 있는 뱀 그림자일세.”

그 친구는 그제서야 깨닫고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후한 말 학자 응소의 조부 응침이 급현(汲縣)의 장관으로 있을 때 주부(主簿)인 두선(杜宣)과 술을 마셨다.

그런데 두선은 그의 술잔에 비친 활 그림자를 뱀으로 오인하여 마시기 싫었으나 마지못해 마셨다. 그 후로 몸이 아파 백방으로 치료해 보았으나 병세는 오히려 악화될 뿐이었다.

응침이 그 변고의 이유를 물으니 말하였다.

“뱀이 배속으로 들어온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응침이 돌아와 그 들은 이야기를 생각하다가 한참 후에 활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다시 그 자리에 두선을 실어 오게 하여 술자리를 마련하고 잔 속에 옛날 같이 뱀을 뜨게 한 다음 두선에게 말하였다.

“이 벽 위에 있는 활 그림자일 뿐 다른 이상한 것이 아니다.”

두선은 마침내 고민을 풀고 이로 말미암아 병이 나았다.

술잔 속에 비친 뱀의 그림자란 뜻으로, 쓸데없는 의심을 품고 스스로 고민함을 비유한 말로 진서(晉書)의 악광전(樂廣傳)과 후한 말의 학자 응소가 편찬한 풍속통의(風俗通義)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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