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닷컴ː한비자韓非子

하늘구경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한다


- 한비자 제34편 외저설(우상)[304]-


위나라 사군이 박의에게 말했다.

“당신이 내 나라가 작다고 해서 섬길 가치가 없다고 한다면, 나는 당신이 섬길 마음이 생기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상경으로 지위를 높여 주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사군은 박의에게 토지를 나누어주었다.

박의가 대답했다.

“제 모친께서는 무척 저를 귀여워해 주시고, 제 능력이 만승의 나라의 재상이 되고도 남는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저의 집에는 채구라는 무당이 있습니다. 제 모친은 그 무당을 여간 사랑하지 않으시며 가사를 전부 맡겨놓고 있습니다. 제 지혜로도 가사를 충분히 꾸려나갈 수 있으며 모친께서도 모든 일에 있어서 제 의견을 물어보십니다. 그러나 다시 채구와 상의하여 정하십니다. 모친께서는 제가 만승의 재상이 되고도 남는다고 말씀하시고 계시며, 친밀하기로 말하면 모자의 관계인데도 모친께서는 반드시 채구와 상의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군주와 저와의 관계는 모자와 같이 친밀한 관계가 아니며, 또 어떤 군주에게나 채구와 같은 사람이 뒤에 있습니다. 그런 인물이 이른바 중신인 것입니다. 중신이란 교묘하게 사리사욕을 도모하는 법입니다. 사리사욕을 도모하는 자는 법을 일탈하지만 저는 법에 어긋나지 않고 있습니다. 법을 일탈하는 자와 법을 지키는 자는 서로가 원수처럼 의견이 합치되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일설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위나라 군주가 진나라로 가려고 박의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대도 같이 갑시다.”

박의가 대답했다.

“집에 노모님께서 계시기 때문에 일단 돌아가서 상의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위나라 군주가 직접 나서서 박의의 모친에게 부탁하자, 노모는 이렇게 말했다.

“제 자식은 임금님의 신하이니 뜻대로 하십시오.”

군주가 박의에게 말했다.

“과인이 부탁했던 바 자당께서 허락하셨소.”

박의는 돌아가서 모친에게 말했다.

“위나라 군주가 저를 사랑하는 것과 어머님께서 저를 사랑하는 일과 비교하면 그 어느 편이 무겁겠습니까.”

모친이 대답했다.

“내 사랑에 따를 만한 사람이 있겠느냐.”

박의가 다시 물었다.

“군주께서 제 재능을 인정하고 있는 것과 어머님께서 제 재능을 인정하고 있는 것과는 어느 편이 무겁겠습니까.”

“내가 인정하는 것에 당할 사람이 있겠느냐.”

그러자 박의가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께서는 언제나 저와 가사에 대해서 상의를 하셨고, 결정한 후에는 다시 무당인 채구와 상의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군주께서는 저를 데리고 간다고 해 놓고서도 채구에 비교될 만한 다른 중신과 그것을 상의하실 것입니다. 그래가지고는 제가 오래도록 위나라 군주를 섬길 수 없을 것입니다.”


- 韓非子 第34篇 外儲說(右上)[304]-

衛嗣君謂薄疑曰:「子小寡人之國以爲不足仕, 則寡人力能仕子, 請進爵以子爲上卿. 乃進田萬頃. 薄子曰:「疑之母親疑, 以疑爲能相萬乘所不窕也. 然疑家巫有蔡嫗者, 疑母甚愛信之, 屬之家事焉. 疑智足以信言家事, 疑母盡以聽疑也 然已與疑言者, 亦必復決之於蔡嫗也. 故論疑之智能, 以疑爲能相萬乘而不窕也 論其親, 則子母之間也 然猶不免議之於蔡嫗也. 今疑之於人主也, 非子母之親也, 而人主皆有蔡嫗. 人主之蔡嫗, 必其重人也. 重人者, 能行私者也. 夫行私者, 繩之外也 而疑之所言, 法之內也. 繩之外與法之內, 讎也, 不相受也.」

一曰: 衛君之晉, 謂薄疑曰:「吾欲與子皆行.」 薄疑曰:「媼也在中, 請歸與媼計之. 衛君自請. 薄媼曰:「疑, 君之臣也, 君有意從之, 甚善.」 衛君曰:「吾以請之媼, 媼許我矣.」 薄疑歸, 言之媼也, 曰:「衛君之愛疑奚與媼?」 媼曰:「不如吾愛子也.」「衛君之賢疑奚與媼也?」 曰:「不如吾賢子也.」「媼與疑計家事, 已決矣, 乃更請決之於卜者蔡嫗. 今衛君從疑而行, 雖與疑決計, 必與他蔡嫗敗之. 如是, 得疑不則長爲臣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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