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닷컴ː장자莊子

하늘구경 

 

 

 

 

외물과 이해를 초월해야 참된 기교가 발휘될 수 있다


- 장자(외편) 제21편 전자방[8]-


열자가 백혼무인을 위해 활쏘기를 했다. 활시위를 완전히 잡아당기고는 그의 팔꿈치 위에 물이 담긴 그릇을 올려놓고 쏘는데, 활을 쏘아 화살이 나가자마자 화살이 다시 깍지에 끼어져 있었고, 둘째 화살이 나가자마자 다시 세 번째 화살이 시위에 매겨져 있었다. 이때에 그는 마치 나무인형과 같았다.

백혼무인이 말했다.

“이것은 기술적인 활쏘기이지 기술을 쓰지 않는 활쏘기는 아니다. 시험삼아 너와 더불어 높은 산에 올라가 치솟은 바위를 밟고 백길 깊이의 심연을 앞에 두고서도 네가 잘 쏠 수 있는가를 보기로 하자.”

백혼무인은 높은 산에 올라가 높이 치솟은 바위를 밟고 백 길의 심연을 앞에 두고, 등을 대고 더듬거리며 나아가는데 발의 삼분의 이는 허공에 놓여 있었다. 열자에게 손짓하여 그곳에 나오게 하니, 열자는 땅에 엎드린 채 발뒤꿈치까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백혼무인이 말했다.

“지인이란 위로는 푸른 하늘을 들여다보고 아래로는 황천바닥까지 들어가며, 팔방으로 멋대로 날아다니되 정신이나 기백이 변치 않는 것이다. 지금 너는 두려움에 눈까지 가물거리는 모양이니, 지금 활을 쏜다면 맞추기 어려울 것이다.”


- 莊子(外篇) 第21篇 田子方[8]-

列禦寇爲伯昏无人射, 引之盈貫, 措杯水其肘上, 發之, 適矢復沓, 方矢復寓. 當是時, 猶象人也.

伯昏无人曰:「是射之射, 非不射之射也. 嘗與汝登高山, 履危石, 臨百仞之淵, 若能射乎?」

於是无人遂登高山, 履危石, 臨百仞之淵, 背逡巡, 足二分垂在外, 揖禦寇而進之. 禦寇伏地, 汗流至踵.

伯昏无人曰:「夫至人者, 上闚靑天, 下潛黃泉, 揮斥八極, 神氣不變. 今汝怵然有恂目之志, 爾於中也殆矣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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