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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구경 

 

 

 

 

지혜보다 무위의 덕이 사람을 감화시킨다


- 장자(잡편) 제25편 칙양[1]-


칙양이 초나라에 놀러 갔는데, 이절이 그에 관하여 초나라 임금에게 얘기했다. 그러나 임금은 그를 만나보지 않았다. 이절이 그대로 돌아가자 칙양이 왕과를 보고 말했다.

“선생께서는 어찌하여 저를 임금님께 소개해 주시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왕과가 말했다.

“나는 공열휴만 못합니다.”

칙양이 말했다.

“공열휴란 무엇을 하는 분이십니까?”

왕과가 말했다.

“그는 겨울에는 강에서 자라를 작살로 찔러 잡고, 여름이면 산기슭에서 쉬고 있습니다. 누가 지나다가 물으면 여기가 자기 집이라고 대답한다 합니다.

이절이 임금께 말씀드려도 되지 않았는데 하물며 나 같은 사람이 말씀을 드린다 해서 되겠습니까? 또한 저의 지혜는 이절만 못합니다. 이절의 사람됨은 덕은 없지만 지혜는 있습니다. 스스로 자연에 맡기어 신명으로써 외물을 접하지 않고 본시 부귀를 누리는 지위에 미혹되어 있습니다. 그와 접촉하면 덕으로써 서로를 돕게 되지 않고, 서로의 덕을 없애는 것을 돕는 결과가 됩니다.

헐벗은 사람이 봄에 가서야 옷을 빌리고, 더위를 먹은 사람이 겨울이 되어서도 찬바람을 쐬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초나라 임금의 사람됨은 형식적으로는 존엄합니다. 그가 죄에 대하여 용서를 하지 않기로는 호랑이와 같습니다. 말재주가 있고 올바른 덕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그를 설복시킬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성인은 그가 곤궁할 적에는 식구들로 하여금 그의 가난함을 잊게 만들고, 그가 출세를 했을 경우에는 임금이나 대신들로 하여금 벼슬과 녹을 잊고서 스스로 겸하하도록 만듭니다. 그는 외물에 대하여는 외물과 동화하여 즐기고, 사람들에 대하여는 도가 서로 통하게 하고 즐김으로써 자기의 본성을 보전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는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로 하여금 화합하는 마음을 가지게 만들고, 사람들과 나란히 서 있으면서도 사람들을 동화하게 만듭니다. 그들을 모두 아버지와 아들 같은 정으로 귀착하도록 만들어 줍니다. 가만히 들어앉아 있어도 그가 세상에 베푸는 바를 한번 살펴보면,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효과가 이와 같이 위대합니다. 그래서 공열휴에게 부탁을 드려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 莊子(雜篇) 第25篇 則陽[1]-

則陽游於楚, 夷節言之於王, 王未之見, 夷節歸.

彭陽見王果曰:「夫子何不譚我於王?」

王果曰:「我不若公閱休.」

彭陽曰:「公閱休奚爲者邪?」

曰:「冬則擉鼈於江, 夏則休乎山樊. 有過而問者, 曰:‘此予宅也.’ 夫夷節已不能, 而況我乎! 吾又不若夷節. 夫夷節之爲人也, 无德而有知, 不自許, 以之神其交, 固顚冥乎富貴之地, 非相助以德, 相助消也. 夫凍者假衣於春, 暍者反冬乎冷風. 夫楚王之爲人也, 形尊而嚴. 其於罪也, 無赦如虎. 非夫佞人正德, 其孰能橈焉!

「故聖人, 其窮也使家人忘其貧, 其達也使王公忘爵祿而化卑. 其於物也, 與之爲娛矣. 其於人也, 樂物之通而保己焉. 故或不言而飮人以和, 與人竝立而使人化. 父子之宜, 彼其乎歸居, 而一閒其所施. 其於人心者, 若是其遠也. 故曰待公閱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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