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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서리가 쳐야 송백의 꿋꿋함을 알 수 있다
- 장자(잡편) 제28편 양왕[12]-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경에 빠졌을 때, 칠일동안이나 밥을 지어먹지 못하였고, 명아주국에 곡식 없이 먹고 지내었다. 그래서 얼굴빛이 매우 지쳐있었으나, 공자는 방에서 금을 타며 노래를 하였고, 안회는 밖에서 나물을 뜯고 있었는데, 자로와 자공이 주거니 받거나 말했다. “우리 선생님께서는 노나라에서 두 번이나 쫓겨났고, 위나라에서도 추방당하였으며, 송나라에서는 그를 깔아 죽이려고 나무를 베어 넘겼으며, 상나라와 주나라에서도 곤경에 빠졌었는데, 이제는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포위를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선생님을 죽이려던 사람도 죄를 지은 것이 아니게 되었고, 선생님을 모욕하여도 금하는 이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도 금을 타고 노래하면서 음악을 그친 일이 없다. 군자로서 수치를 모른다 해도 이렇게까지 될 수 있는가? ” 안회는 대꾸도 하지 않고 있다가 들어와 공자에게 말했다. 공자는 금을 옆으로 밀어놓으며 크게 탄식하며 말했다. “자로와 자공은 속 좁은 인간들이다. 불러오너라. 내가 그들에게 이야기하겠다.” 자로와 자공이 들어와서, 자로가 말했다. “이 정도의 상황이면 궁지에 몰린 것이 아닙니까?” 공자가 말했다. “그것이 무슨 말이냐? 군자가 도에 통달한 것을 도통이라 말하고, 도에 궁하여진 것을 궁지라 말하는 것이다. 지금 나는 인의의 도를 품고서 어지러운 세상의 환란을 만나기는 하였지만 그것이 어찌 궁지에 몰린 것이 되겠느냐? 그러므로 마음속으로 반성하여 도에 궁하지 않아야 되며, 어려움을 당하여도 그의 덕을 잃지 않아야 된다. 날씨가 차가운 철이 되어 서리와 눈이 내리면 우리는 그 때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꿋꿋함을 알게 된다.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의 곤경은 나에게는 오히려 다행인 듯하다.” 그리고 공자는 스스로 금을 다시 잡아서 타며 노래를 했다. 그러자 자로가 벌떡 일어나 방패를 들고 거기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자공이 말했다. “나는 하늘이 높은 것도 땅이 낮은 것도 알지 못하는 위인이로다. 옛날의 도를 터득했던 사람들은 곤경에 빠져도 즐기고 뜻이 통하게 되어도 즐기었다. 그들이 즐긴 것은 곤경과 통달이 아니었다. 도덕이 여기에 있다면, 곤경과 통달은 춥고 더운 것과 바람 불고 비 오는 기후 변화와 같은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허유는 영수가에 숨어살면서 즐기었고, 공백은 공수산에 숨어살면서 자득했던 것이다.”
- 莊子(雜篇) 第28篇 讓王[12]- 孔子窮於陳蔡之間, 七日不火食, 藜羹不糝, 顔色甚憊, 而猶弦歌於室. 顔回擇菜於外, 子路子貢相與言曰:「夫子再逐於魯, 削迹於衛, 伐樹於宋, 窮於商周, 圍於陳蔡, 殺夫子者无罪, 藉夫子者无禁. 弦歌鼓琴, 未嘗絶音, 君子之无恥也若此乎?」 顔回无以應, 入告孔子. 孔子推琴喟然而歎曰:「由與賜, 細人也. 召而來, 吾語之.」 子路子貢入. 子路曰:「如此者可謂窮矣!」 孔子曰, 「是何言也! 君子通於道之謂通, 窮於道之謂窮. 今丘抱仁義之道以遭亂世之患, 其何窮之爲! 故內省而不窮於道, 臨難而不失其德, 大寒旣至, 霜雪旣降, 吾是以知松柏之茂也. 陳蔡之隘, 於丘其幸乎!」 孔子削然反琴而弦歌, 子路扢然執干而舞. 子貢曰:「吾不知天之高也, 地之下也.」 古之得道者, 窮亦樂, 通亦樂. 所樂非窮通也, 道德於此, 則窮通爲寒暑風雨之序矣. 故許由娛於潁陽而共伯得志乎共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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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시 / 잡문 / 한시 / 한시채집 / 시조 등 / 법구경 / 벽암록 / 무문관 / 노자 / 장자 / 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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