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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도척에게 기가 질리다
- 장자(잡편) 제29편 도척[8]-
공자는 두 번 절하고 빠른 걸음으로 문을 달려 나와 수레에 올라서는 말고삐를 세 번이나 잡았다 놓쳤다. 눈은 멍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얼굴은 불꺼진 잿빛이었다. 수레 앞턱의 가로나무에 기대어 머리를 떨구고는 숨도 내쉬지 못할 정도였다. 노나라의 동문에 이르러 마침 유하계를 만났다. 유하계가 말했다. “요즘 며칠동안 보지를 못하였는데, 거마의 행색을 보아하니, 혹시 도척을 만나러 갔다가 오는 것이 아닌가?” 공자는 하늘을 우러르며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렇다네.” 유하계가 말했다. “도척이란 놈이 전에 이야기한 대로 자네의 뜻을 거스르지 않던가?” “그랬다네. 나는 말하자면 아픈데도 없는데 뜸질을 한 격이 되고 말았네. 허둥대며 달려가다가 호랑이 머리를 매만지고 호랑이 수염을 잡아당긴 셈이니 자칫하면 호랑이에게 먹힐 뻔 하였네.”
- 莊子(雜篇) 第29篇 盜跖[8]- 孔子再拜趨走, 出門上車, 執轡三失, 目芒然无見, 色若死灰, 據軾低頭, 不能出氣. 歸到魯東門外, 過遇柳下季. 柳下季曰:「今者闕然數日不見, 車馬有行色, 得微往見跖邪?」 孔子仰天而歎曰:「然.」 柳下季曰:「跖得无逆汝意若前乎?」 孔子曰:「然. 丘所謂无病而自灸也, 疾走料虎頭, 編虎須, 幾不免虎口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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