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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구경

 

 

 


지극한 믿음은 모든 것을 감내한다


- 열자;제2편 황제[6]-


범씨네 집에 자화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는 세상의 재주 있는 선비들을 모아 자기 집에서 먹여 살렸다. 나라안의 모든 백성들도 그를 우러러 보았다. 또한 진나라 임금에게 총애를 받아 벼슬은 하고 있지도 않으면서도 고위관리들 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었다. 누구든지 자화의 눈에 한번 잘 보이면 온 나라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였고, 누구든지 자화의 입에서 나쁘다는 소리가 나오게 되면 온 나라 사람들이 그를 매도하였다. 그의 집 넓은 뜰에는 임금이 관리를 모두 모아 조회를 볼 때의 사람들보다 그 수가 많았다.

자화는 자기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시켜 각자의 지혜로 서로 겨루게 하였고, 힘을 겨루게 하였다. 비록 그들이 서로 힘을 자랑하다가 그의 앞에서 부상을 당하는 일이 있어도 그런 것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밤낮으로 이런 놀이로 즐거움을 삼았다. 마침내는 이런 놀이가 나라의 풍속처럼 되어버렸다.

범씨의 식객 중에 화생과 자백이라는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자화에게 우대를 받는 사람들이었다. 하루는 그들이 교외로 놀러 나갔다 날이 저물어, 상구개의 집에 묵게 되었다. 밤이 깊어 화생과 자백 두 사람이 서로 마주앉아 자화의 명성과 세력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자화는 참으로 훌륭한 인물이다. 살아 있는 사람을 죽게 하기도 하고, 죽을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또 부자를 가난하게 만들기도 하고, 가난한 사람을 부자가 되게 하기도 한다.”

상구개는 본래 집안이 가난하여 빈천하여 굶주리고 헐벗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창 밑에서 가만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다가 마침내 결심을 하였다.

이튿날 먹을 양식을 꾸리고 보따리를 둘러메고 고향을 떠나 도읍으로 가서 자화의 집을 찾아가 그의 부하가 되었다.

그러나 자화의 부하들은 모두 명문귀족들이었다. 좋은 비단 옷을 입고 좋은 수레를 타고 다녔으며, 길을 걸을 때에는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며 주위를 한번 둘러보곤 하였다. 그러나 상구개는 나이가 늙어 힘이 약하였고, 얼굴빛은 검푸르고 의관은 제대로 쓰지 못하여 그를 깔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마침내는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받고, 기만을 당하고, 밀치고, 때리고 하며 그에게 못하는 짓이 없었다. 그러나 상구개는 항상 성내는 얼굴을 하지 않았고, 사람들은 그를 놀려주다가 스스로 지쳐버리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상구개는 여러 사람들에게 이끌려 높은 누대에 오르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자화가 여러 사람들에게 농담으로 말하였다.

“누가 여기에서 뛰어내릴 사람이 있으면 상으로 황금 백 냥을 주겠다.”

모든 사람들은 그 말에 따라 서로 뛰어내리려고 다투었다. 상구개도 그 말을 굳게 믿고 제일 먼저 뛰어내렸다. 그의 뛰어 내리는 모습은 마치 새가 공중을 훨훨 날아가는 것과 같았고,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범씨 집의 모든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우연한 일이며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다른 어느 날 자화가 사람들을 더러운 물가로 데리고 가서 한쪽 깊은 웅덩이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저 더러운 물 가운데 귀중한 구슬이 있다. 누구든지 헤엄쳐서 저곳에 들어가면 그것을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

상구개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물 속으로 뛰어들어가서 그 진주를 가지고 나왔다. 사람들은 그 때서야 비로소 상구개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 후부터 자화도 그에게 고기 반찬을 먹이고 비단옷을 입히는 사람들의 서열에 끼워 대우를 해주었다.

그런 후 얼마 되지 않아 범씨 집 창고에 큰불이 났다. 자화가 말하였다.

“만일 저 불구덩이 속에 들어가서 귀중한 비단을 꺼내오는 사람이 있다면 꺼내온 비단의 양에 따라 상을 주겠다.”

상구개는 조금도 난색을 보이지 않고 불구덩이로 들어가서 비단을 꺼내 가지고 나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몸에는 재도 묻지 않았고, 불에 타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그가 도에 통한 사람이라 하여 그에게 그 간의 잘못을 사과하였다.

자화가 말하였다.

“우리는 선생께 도가 있는 것도 모르고 선생을 기만하였으며, 선생이 신인인 줄을 모르고 선생을 모욕하였습니다. 선생은 우리를 어리석다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귀머거리라 생각하였을 것이고, 소경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을 후회하고 있으니 선생께서 물 속에 들어가도 괜찮고 불구덩이에 들어가도 타지 않는 도를 가르쳐주십시오.”

상구개가 대답하였다.

“나에게는 아무런 도도 없습니다. 그 까닭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가 있기는 있습니다. 얼마 전에 선생의 문하에 있는 두 손님이 우리 집에서 묵을 때 범씨 댁의 권세가 아주 커서 산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죽을 사람을 살릴 수도 있으며, 부자를 가난하게 할 수도 있고, 가난한 사람을 부자로 만들 수도 있다고 칭찬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그 말을 믿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먼 시골에서 이곳까지 와서 보니, 참으로 전에 두 사람이 한 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다만 선생의 밑에서 선생에 대한 정성이 부족하지나 않을까 하여, 나의 몸둘 곳을 몰랐고, 이해타산과 같은 생각은 모두 잊어버렸습니다. 나의 마음은 항상 한결같았고, 나를 방해하는 물건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저 선생의 위대한 힘만 믿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비로소 선생의 부하들이 나를 기만한 것을 알게 되니, 나의 마음속에는 의심이 생기게 되고, 나의 겉모양은 보고 듣는 것을 삼가게 되어, 마침내는 내가 불 속에 들어가도 타지 않았고, 물 속에 들어가서도 빠져 죽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나는 그 때 일을 생각만 하여도 무서워서 몸에 열이 오르고 또 몸이 떨려서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물과 불을 가까이 할 수 있겠습니까?”

그 후부터 범씨의 문하에 있는 사람들은 길을 가다가 거지 아이나 말을 고치는 천한 사람을 만나도 감히 모욕을 하지 못하였고, 반드시 수레에서 내려 존경하는 마음으로 절을 하였다.

재아가 이 소문을 듣고 자기의 스승 공자에게 전하였다.

“너는 아마 모를 것이다. 지극한 믿음이란 사물을 감화시킬 수 있고, 천지를 감동시킬 수 있고, 귀신을 울릴 수 있고, 천하를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그를 막을 물건이 없다. 어찌 위험한 땅을 밟고 물과 불 속에 들어가는 것뿐이겠느냐? 상구개라는 노인은 거짓을 믿고서도 그를 제지하는 물건이 없었는데, 하물며 서로가 성실하게 믿을 경우에는 더 말할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너는 이 말을 가슴속에 새겨 두도록 하거라.”


- 列子;第2篇 黃帝[6]-

範氏有子曰子華, 善養私名, 擧國服之 有寵於晉君, 不仕而居三卿之右. 目所偏視, 晉國爵之 口所偏肥, 晉國黜之, 遊其庭者侔於朝. 子華使其俠客, 以智鄙相攻, 彊弱相凌. 雖傷破於前, 不用介意. 終日夜以此爲戲樂, 國殆成俗. 禾生‧子伯‧範氏之上客. 出行經坰外, 宿於田更商丘開之舍. 中夜, 禾生‧子伯二人相與言子華之名勢, 能使存者亡, 亡者存 富者貧, 貧者富. 商丘開先窘於飢寒, 潛於牖北聽之. 因假糧荷畚之子華之門. 子華之門徒, 皆世族也, 縞衣乘軒, 緩步闊視. 顧見商丘開年老力弱, 面目黎黑, 衣冠不檢, 莫不眲之. 旣而狎侮欺詒, 攩필[扌+必]挨抌, 亡所不爲. 高丘開常無慍容, 而諸客之技單, 憊於戱笑. 遂與商丘開俱乘高台, 於衆中漫言曰:「有能自投下者賞百金.」衆皆競應. 商丘開以爲信然, 遂先投下, 形若飛鳥, 揚於地, 위[骨+几]骨無위[石+爲]. 範氏之黨以爲偶然, 未詎怪也. 因復指河曲之淫隈曰:「彼中有寶珠, 泳可得也.」商丘開復從而泳之, 旣出, 果得珠焉. 衆昉同疑. 子華昉令豫肉食衣帛之次. 俄而範氏之藏大火. 子華曰:「若能入火取錦者, 從所得多少賞若.」商丘開往, 無難色, 入火往還, 埃不漫, 身不焦. 範氏之黨以爲有道, 乃共謝之曰:「吾不知子之有道而誕子, 吾不知子之神人而辱子. 子其愚我也, 子其聾我也, 子其盲我也, 敢問其道.」商丘開曰:‘吾亡道. 雖吾之心亦不知所以. 雖然, 有一於此, 試與子言之. 曩子二客之宿吾舍也, 聞譽範氏之勢, 能使存者亡, 亡者存 富者貧, 貧者富. 吾誠之無二心, 故不遠而來, 及來, 以子黨之言皆實也, 唯恐誠之之不至, 行之之不及, 不知形體之所措, 利害之所存也, 心一而已. 物亡迕者, 如斯而已. 今昉知子黨之誕我, 我內藏猜慮, 外矜觀聽, 追幸昔日之不焦溺也, 怛然內熱. 惕然震悸矣. 水火豈復可近哉?」自此之後, 範氏門徒路遇乞兒馬醫, 弗敢辱也, 必下車而揖之, 宰我聞之, 以告仲尼. 仲尼曰:’汝弗知乎? 夫至信之人, 可以感物也. 動天地, 感鬼神, 橫六合而無逆者, 豈但履危險入水火而已哉? 商丘開信僞物猶不逆, 况彼我皆誠哉? 小子識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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