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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구경 

 

 

 

 

불구덩이 속에서도 자유로운 사람


- 열자;제2편 황제[12]-


조양자가 그의 부하 십만 명을 거느리고 중산으로 사냥을 갔다. 그 무리들이 산 속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짐승을 잡기 위해 산림에 불을 질렀다. 부채살 같은 불길이 하늘을 찌를 듯 백여 리나 뻗쳤다.

그런데 이때 한 사나이가 바위틈에서 불쑥 나오더니, 무럭무럭 타오르는 연기를 따라 공중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여러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저것은 사람이 아니고 귀신이다」라고 했다. 그 사나이는 불길이 다 지나간 뒤에 유유한 걸어 나왔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한 태도였다.

양자는 괴이하게 생각하여 그 사나이를 붙잡아 그의 생김새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얼굴빛은 물론이고, 두 눈과 두 귀와 코와 입, 심지어는 배꼽이나 항문까지 일곱 개의 구멍이 있었고, 또한 숨소리와 음성도 보통 사람과 똑 같았다. 양자가 그 사나이에게 물었다.

“무슨 방법으로 바위틈에도 들어가고, 불 더미 속에도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까?”

그 사나이가 말하였다.

“어떤 물건을 바위라 하고, 어떤 물건을 불이라 하는 것입니까?”

양자가 말하였다.

“아까 그대가 구멍에서 나온 곳이 바위입니다. 또한 그대가 연기를 타고 공중에서 오르락내리락 한 곳이 바로 불입니다.”

사나이가 말하였다.

“그렇습니까? 나는 전혀 그런 물건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위나라 임금 문후가 이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침 자기에게 와서 벼슬을 하고 있던 공자의 제자 자하에게 물었다.

“바위틈에도 들어갈 수 있고, 불길 속에 들어가도 타지 않는 사람은 대체 어떤 인물입니까?”

자하가 말하였다.

“제가 저의 스승인 공자께 들은 말을 해 드리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천지 사이의 화기(和氣)라는 것은 온 만물에 있어 모두 똑 같은 근원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얻은 사람은 어떤 물건이든 그를 해칠 수 없다.  쇠와 돌 속에 들어가서 놀 수도 있고, 물과 불을 밟을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문후가 말하였다.

“그러면 선생께서는 어째서 그런 일을 하지 않으십니까?”

자하가 말하였다.

“저는 아직까지 마음을 버리고, 지혜를 버리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수양을 더 쌓을 시간이 필요합니다.”

문후가 다시 물었다.

“공자께서는 어째서 그런 일을 하지 않으십니까?”

자하가 말하였다.

“우리 선생님께서는 그런 일을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문후는 자하의 말을 듣고서 크게 기뻐하였다.


- 列子;第2篇 黃帝[12]-

趙襄子率徒十萬, 狩於中山, 藉芿燔林, 扇赫百里, 有一人從石壁中出, 隨煙燼上下, 衆謂鬼物. 火過, 徐行而出, 若無所經涉者, 襄子怪而留之, 徐而察之:形色七竅, 人也 氣息音聲, 人也. 問奚道而處石? 奚道而入火? 其人曰:「奚物而謂石? 奚物而謂火?」襄子曰:「而向之所出者, 石也 而向之所涉者, 火也.」其人曰:「不知也.」魏文侯聞之, 問子夏曰:「彼何人哉?」 子夏曰:「以商所聞夫子之言, 和者大同於物, 物無得傷閡者, 遊金石, 蹈水火, 皆可也.」文侯曰:「吾子奚不爲之?」子夏曰:「刳心去智, 商未之能. 雖然, 試語之有暇矣.」文侯曰:「夫子奚不爲之?」子夏曰:「夫子能之而能不爲者也.」文侯大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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