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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구경

 

 

 


빈천함이 부끄러운 것만은 아니다


- 열자;제6편 역명[2]-


복궁자가 그의 친구 서문자에게 물었다.

“나도 자네와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자네만을 잘되게 하고. 나도 자네와 같은 겨레인데 사람들은 자네만 존경하고. 나도 자네와 같은 얼굴을 하고 태어났는데 사람들은 자네만 사랑하고. 나도 자네와 같은 말을 할 줄 아는데 사람들은 자네 말만 믿고 쓴다. 나도 자네와 같은 행동을 하는데 사람들은 자네만 성실한 사람이라 하고. 나도 자네와 같은 벼슬을 한 적이 있는데 사람들은 자네만 귀하에 여긴다. 나도 자네와 같이 농사를 지었는데 사람들은 자네만 부자가 되게 하였고, 나도 자네와 같이 장사를 한 적이 있는데 사람들은 자네만 이익을 취하게 하였다. 나는 지금 짧은 베옷을 입고 어디를 가게 되면 걸어서 다닌다. 그런데 지금 자네는 비단옷을 입고 밥은 고량진미 만을 먹고 집은 굉장히 큰 저택에서 살고 있고, 어디를 나가면 말 네 필이 끄는 수레를 타고 다니고, 집에 있으면 집에 있으면 아주 단란한 생활을 하면서 나를 업신여기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조정에서는 자기 말만 정직한 말이라 하며 나에게 교만한 빛을 보이고, 서로 같이 만나볼 수도 없고, 놀러 가도 나와 같이 다니려 하지 않은 지가 어느덧 몇 해가 되었다. 자네는 스스로 생각할 때 자네의 덕이 나보다 낫다고 생각하는가.”

서문자가 대답했다.

“나도 어떻게 그런 일이 있게 되었는가 알 수가 없다. 자네는 일을 하면 잘 안되고, 나는 일을 하면 잘 되어나가니, 이는 사람마다 덕이 후하고 박한 탓이 아닐까? 도대체 자네 같이 덕이 없는 사람을 나 같이 덕이 많은 사람과 비교한다는 것은 철면피 같은 행동이 아니겠는가.”

복궁자는 무안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실망하여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우연히 동곽선생을 만났다. 동곽선생이 복궁자에게 물었다.

“자네는 어디를 갔다 오기에 그렇게 맥이 하나도 없이 혼자 걸어오면서 얼굴에는 부끄러워하는 빛이 가득한가.”

복궁자는 서문자를 만나 이야기했던 것을 다 말했다. 동곽선생이 말했다.

“내가 자네의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없애 주겠네. 내가 자네와 같이 서문자를 찾아가서 물어볼 말이 있네.”

동곽선생은 복궁자와 같이 서문자를 찾아가서 물어보았다.

“자네는 어째서 그렇게 복궁자에게 심한 모욕을 주었는가? 내가 듣는 데서 다시 한번 말해보게.”

복궁자가 말했다.

“내가 무슨 모욕을 준 것이 있겠습니까. 복궁자가 말하기를 「나와 같은 세대에 나서 같은 겨레로 같은 나이에 같은 얼굴로 같은 말과 행동을 해왔는데 부귀와 빈천이 나와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도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자네가 일을 하면 잘 안되고 내가 일을 하면 잘 되니, 이것은 서로 덕이 후하고 박한 차이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자네가 나를 자네와 비교한다는 것이 철면피가 아닌가」라고 말했을 뿐입니다.”

동곽선생이 말했다.

“자네가 후(厚)하니 박(薄)하니 하고 말하는 것은 사람의 재주와 덕을 가지고 말하는 것일 뿐이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후와 박은 그런 것과는 많이 다르다. 대체로 복궁자는 덕에는 후하고 명에는 박한 사람이고, 자네는 명에는 후하지만 덕에는 박한 사람이다. 자네가 지금 잘되어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것은 결코 자네의 지혜로 얻은 것이 아니고, 또 복궁자가 지금 궁하게 되어 빈천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도 결코 어리석어서 그리 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모두 자연의 섭리이지 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자네는 명이 후한 것을 자랑하고 복궁자는 덕이 후한 것을 도리어 부끄러워하니, 자네와 복궁자는 모두 그러한 자연의 이치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서문자가 말하였다.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저는 이후부터 제가 덕이 많다고 남에게 자랑하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말씀하지 마십시오. 저는 감히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복궁자도 깨닫고 집으로 돌아갔다. 자기가 못사는 것은 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명이 박해서라는 것을 알았다.

그 후부터 복궁자는 짧은 베잠방이를 입어도 여우나 산고양이 가죽으로 만든 갖옷보다 더 따듯하였고, 피와 콩밥을 먹어도 고량진미 보다 더 맛이 있었고, 오막살이에 살아도 고대광실에 사는 것보다 더 넓게 살았고, 어디 나갈 때는 섶나무 실은 수레를 타고 가면서도 훌륭한 마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 더 편했다. 평생토록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면서 잘살고 못사는 것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동곽선생이 이 말을 듣고 말했다.

“복궁자가 오랫동안 잠을 자고 있더니, 한 마디 말에 깨어나서 지금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졌구나.”


- 列子;第6篇 力命[2]-

北宮子謂西門子曰:「朕與子竝世也, 而人子達 竝族也, 而人子敬 竝貌也, 而人子愛 竝言也, 而人子庸 竝行也, 而人子誠 竝仕也, 而人子貴 竝農也, 而人子富 竝商也, 而人子利. 朕衣則裋褐, 食則粢糲, 居則蓬室, 出則徒行. 子衣則文錦, 食則梁肉, 居則連欐, 出則結駟. 在家熙然有棄朕之心, 在朝諤然有敖朕之色. 請謁不相及, 遨遊不同行, 固有年矣. 子自以德過朕邪?」西門子曰:「予無以知其實. 汝造事而窮, 予造事而達, 此厚薄之驗歟? 而皆謂與予竝, 汝之顔厚矣.」北宮子無以應, 自失而歸. 中塗遇東郭先生. 先生曰:「汝奚往而反, 偊偊而步, 有深愧之色邪?」北宮子言其狀. 東郭先生曰:’ 吾將舍汝之愧, 與汝更之西門氏而問之.」曰:「汝奚辱北宮子之深乎? 固且言之.」西門子曰:「北宮子言世族‧年貌‧言行與予竝, 而賤貴‧貧富與予異. 予語之曰:‘予無以知其實. 汝造事而窮, 予造事而達, 此將厚薄之驗歟? 而皆謂與予竝, 汝之顔厚矣.’」東郭先生曰:「汝之言厚薄, 不過言才德之差, 吾之言厚薄異於是矣. 夫北宮子厚於德, 薄於命 汝厚於命, 薄於德. 汝之達, 非智得也 北宮子之窮, 非愚失也. 皆天也, 非人也. 而汝以命存自矜, 北公子以德厚自愧, 皆不識夫固然之理矣.」西門子曰:「先生止矣!予不敢復言.」北宮子旣歸, 衣其裋褐, 有狐貉之溫 進其茙菽, 有稻梁之味 庇其蓬室, 若廣廈之蔭 乘其篳輅, 若文軒之飾. 終身逌然, 不知榮辱之在彼也, 在我也. 東郭先生聞之曰:「北宮子之寐久矣, 一言而能寤, 易怛也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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