驪江[여강] 여주의 강에서
- 李穡[이색] -
驪興江上雪消初[려흥강상설소초] 여흥 강 위에 눈이 녹기 시작하니
欲坐扁舟向草廬[욕좌편주향초려] 조각배 올라타고 집으로 가고 싶네
病骨酸辛春又半[병골산신춘우반] 병든 몸 고통 속에 봄은 또 지나는데
奈何猶未賦歸歟[내하유미부귀여] 어이 아직 사직하고 돌아가지 못하나
春風澹蕩曉陰垂[춘풍담탕효음수] 봄바람 고요히 불고 구름 드리운 새벽
白髮衰翁坐詠詩[백발쇠옹좌영시] 백발의 쇠한 늙은이 앉아서 시를 읊네
江上綠波連竹嶺[강상녹파연죽령] 강 위의 푸른 물결 죽령과 연하였거니
泝流何日望南陲[소류하일망남수] 언제 거슬러 올라 남쪽 변경 바라볼까
天地無涯生有涯[천지무애생유애] 천지는 끝이 없고 인생은 끝이 있으니
浩然歸志欲何之[호연귀지욕하지] 호연히 돌아갈 뜻 어디에 두어야 하나
驪江一曲山如畵[여강일곡산여화] 여강의 한 굽이에 산이 그림과 같으니
半似丹靑半似詩[반사단청반사시] 절반은 단청과 같고 절반은 시와 같네
說食飢夫口帶涎[설식기부구대연] 음식 얘기 주린 사내 입에 침을 흘리고
腹中無物只心煎[복중무물지심전] 뱃속에 든 것 없으니 마음만 탈 뿐이네
牧翁歸興難兄弟[목옹귀흥난형제] 나의 돌아갈 흥취 그와 다를 바 없거니
謾與詩家作好聯[만여시가작호련] 공연히 시인과 더불어 연구나 짓고 있네
<驪江여강 / 여강(남한강)에서 / 李穡이색 : 牧隱詩藁목은시고>
※ 이 시의 세 번 째 수는 여러 곳에서 ‘여강미회(驪江迷懷)’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