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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구경  

 

 

 

해침도 원한도 없이


- 제17장 분노품(忿怒品) -


옛날에 한 왕이 있었는데 기러기 고기를 매우 좋아 하였다. 항상 사냥꾼을 시켜 그물로 기러기를 잡아 날마다 한 마리씩 밥상에 올리게 하였다.

그 즈음 기러기의 왕이 오백마리의 떼를 거느리고 먹이를 찾아 내려왔다가 그물에 걸렸다. 기러기 떼들은 놀라 공중을 멤돌면서 떠나지 않았다. 그 중 한 마리는 화살도 두려워 않고 피를 토해 슬피 울며 밤낮을 쉬지 않았다. 사냥꾼은 그 의리를 불쌍히 여겨 기러기 왕을 풀어주었다. 기러기 떼들은 기뻐서 기러기 왕을 싸고 돌았다. 사냥꾼은 이 사실을 왕에게 자세히 알렸다. 왕도 매우 느낀 바 있어 그 뒤로는 기러기를 잡지 않았다.

부처님은 아사세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기러기의 왕은 나요, 그 한 마리의 기러기는 아난이요, 오백마리의 기러기 떼는 오백나항이요, 그 왕은 지금의 아사세 왕이요, 그 사냥꾼은 지금의 조달이다. 저 조달은 전세 때부터 항상 나를 해치려 하지마는 나는 큰 자비의 힘으로써 그 원악을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내 자신 부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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