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개과천선[改過遷善]지난날의 잘못을 고쳐 착한 사람이 되다
진(晉)나라 혜제(惠帝) 때 양흠 지방에 괴걸이 나타났는데 그의 이름은 주처(周處)라 하였다. 그의 아버지 주방(周紡)은 태수 벼슬을 하였는데 그의 나이 열 살 때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아버지의 가르침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하루 종일 할 일 없이 방탕한 생활을 하며 지냈다. 게다가 그는 어려서부터 남달리 몸이 강인하고, 팔 힘은 보통 사람이 따르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걸핏하면 남을 두둘겨 패는 포악한 사람이 되어 마을 사람들 중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주처가 자라면서 마을 사람들은 점점 더 그를 미워했고 남산의 호랑이, 장교(長橋)의 교룡(蛟龍)과 더불어 삼해(三害)라는 악명을 듣게 되었다. 그러던 주처가 철이 들면서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지난 허물을 고쳐서 새 사람이 되겠다(痛改前非 重新做人)는 결심을 하였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고 계속 피하기만 하였다. 이상하게 생각한 그가 하루는 마을 사람들에게 물었다. “지금 세상이 편안하여 모두들 먹고 살 걱정 없이 잘 사는데 왜 당신들은 나만 보면 낯을 찡그리고 피하십니까?” 어느 대담한 마을 사람이 대답하였다. “세 가지 해로움을 제거하지 못했는데 어찌 편안하다 할 수 있겠나?” 주처가 궁금하여 물었다. “세 가지 해로움이 무엇입니까?” 그 대담한 사람이 다시 대답했다. “남산에 있는 사나운 호랑이와 장교 아래 있는 교룡과 자네를 합해 세 가지 해로움이라 한다네.” 주처는 귀에 거슬리는 마을 사람의 말을 듣고는 더욱더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굳게 가지며 말했다. “제가 반드시 그 세 가지 해로움을 제거할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마음속으로 기뻐하였다. 두 호랑이가 싸우면 반드시 하나는 상하는 법인데(兩虎相鬪, 必有一傷) 삼해를 한꺼번에 제거하지는 못하더라도 눈엣가시 같은 주처가 호랑이와 교룡에게 죽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를 격려하였다. 주처는 그 길로 칼을 차고 남산으로 올라가 맹호를 잡아죽였다. 그리고는 지체없이 장교 아래 물에 뛰어들어 교룡과 싸움을 벌였는데 사흘 밤낮이 지나도 주처는 돌아오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주처가 이미 교룡에게 잡아먹힌 것으로 알고 모두 손을 들어 환호하며 기뻐했다. 그러나 주처는 악전고투 끝에 교룡을 죽이고 살아 돌아왔다. 하지만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별로 반갑게 여지지 않았다. 주처는 마을 사람들이 아직도 자신에 대해 미움을 지니고 있음을 깨닫고 더욱더 허물을 벋고 착한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각오를 굳게 다졌다. 마침내 그는 정든 고향을 떠나 동오(東吳)에 가서 대학자 육기(陸機)와 육운(陸雲) 두 형제를 만나 육기에게 솔직하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였다. “전에 저는 나쁜 짓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뜻을 세워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늦은 감이 있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육기가 격려하며 말하였다. “자네는 아직 젊네. 굳은 의지를 지니고 지난날의 과오를 고쳐 새로이 착한 사람이 된다면(改過遷善)이면 자네의 앞날은 무한할 것이네.” 주처는 이에 용기 내고 뜻을 세워 동오에서 글을 배웠다. 이후 10여 년 동안 학문과 덕을 익혀 마침내 대학자가 되었다. 개과천선(改過遷善)이란 잘못 들어선 길을 버리고 착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결의를 실천하여 마침내 이룩함을 이르는 말로. 개과자신(改過自新)이라고도 한다. 이 외에도 개사귀정(改邪歸正), 방하도도(放下屠刀)라는 말도 쓴다. 공자는 「허물을 고치지 않는 것이 더 큰 허물이며, 허물을 알았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過則勿憚改)」고 하였다. 진서(晉書) 본전(本傳)에 나오는 고사이다.
|
|
|
졸시 / 잡문 / 한시 / 한시채집 / 시조 등 / 법구경 / 벽암록 / 무문관 / 노자 / 장자 / 열자 |
|
|
|
|
Copyright (c) 2000 by Ansg All rights reserved <돌아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