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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설상재[吾舌尙在]내 혀가 아직 있소
뛰어난 변론술로 천하를 주름잡고 돌아다니던 장의(張儀)는 소진(蘇秦)과 함께 귀곡선생(鬼谷先生)의 제자였다. 동문인 소진이 유명세를 탈 때까지도 장의는 뜻을 펴지 못하고 초나라 재상인 소양의 집에서 문객 노릇을 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때 소양은 위나라와 싸워 대승한 공로로 왕으로부터 귀중한 화씨벽을 하사받았다. 소양은 그것을 언제나 가지고 다녔다. 어느 날 소양이 적산 밑의 누대에서 연회를 베푼 일이 있었다. 이때 손님들은 소양에게 화씨벽을 구경시켜 달라고 청했다. 소양이 구슬상자를 가져오라 해서 모두들 감탄하고 있는데, 못에서 큰 물고기가 튀어 올라, 모든 이의 시선이 그리로 집중한 사이에 구슬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가장 옷이 허름하고 평소에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던 장의가 누명을 쓰고 매를 맞게 되었다. 장의는 피투성이가 된 채로 집으로 업혀 들어왔고 이를 본 아내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당신이 글을 읽고 말을 할 줄 모른다면 이런 수모를 당하기야 했겠소?” 그러자 장의가 말했다. “내 혀를 보시오. 아직 있소?(視吾舌 尙在否)” 아내가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혀야 있지요.” 장의가 말했다. “그러면 되었소.” 그 후 장의는 진나라의 재상이 되어 연횡책(連衡策)으로 소진이 이룩한 합종책을 깨는 데 성공했다. 그는 소공에게 이런 격문을 써 보냈다. “지난 날 내가 그대와 술을 마실 때 나는 그대의 구슬을 훔치지 않았건만 내게 매질을 하였네. 이제 그대는 그대의 나라를 잘 지키게, 내가 그대 나라의 성읍을 훔칠 것이니.” 사마천의 사기(史記) 장의열전(張儀列傳)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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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시 / 잡문 / 한시 / 한시채집 / 시조 등 / 법구경 / 벽암록 / 무문관 / 노자 / 장자 / 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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