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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호귀산[縱虎歸山]호랑이를 풀어 놓아 산으로 돌아가게 한다
서주(徐州)의 여포(呂布)와 싸워서 패한 유비는 조조(曹操)를 찾아가 의지하였다. 조조는 유비를 기꺼이 맞아 잔치를 베풀어 환영하고 예주목(豫州牧)에 봉했다. 그러자 조조의 부하 정욱(程昱)이 말하였다. “유비는 큰 뜻을 품어, 영웅의 기개가 있습니다. 지금 죽이지 않으면 반드시 화근이 될 것입니다.” 그러자 곽가(郭嘉)가 반대하며 말하였다. “모처럼 의지해 온 사람을 죽인다면 승상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천하 통일에 방해가 될 것입니다.” 조조는 곽가의 의견을 따랐다. 이듬해 기주(冀州)의 원소(袁紹)에게 그 아우 원술(袁術)이 옥새를 가지고 가므로 황제에 오를 것을 권하였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 자리에 유비도 있었는데, 이 기회를 이용해 조조로부터 탈출할 생각을 하였다. 유비가 조조에게 말하였다. “원술이 원소를 찾아가려면 반드시 서주를 지나갈 것입니다. 내가 부대를 이끌고 이들을 맞아 쳐서 원술을 사로잡아 오겠습니다.” 다음날, 유비는 헌제를 배알하고 출정을 허락 받았다. 조조는 유비에게 군사 5만을 주고 주령과 노소로 하여금 유비를 감시하게 하였다. 유비가 허창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침 외지로 나가 있던 정욱과 곽가 두 사람이 돌아와 이 말을 듣고 급히 조조를 찾았다. 정욱이 말하였다. “전에 그를 죽이라 진언하였을 때, 승상은 듣지 않았습니다. 지금 그에게 병마를 주는 것은, 호랑이를 풀어놓아 산으로 돌려보내는(縱虎歸山) 것과 같습니다. 즉시 되돌아오게 해야 합니다.” 그제서야 조조가 급히 사람을 보내어 철군을 명하였지만, 유비는 듣지 않았다. 이를 기회로 하여 유비는 훗날의 삼국 정립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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