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통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한비자 제39편 논난(4)[4]-
위나라 영공 때에, 미자하는 총애를 받으며 위나라 국정을 전단하고 있었다. 한 광대가 영공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 꿈이 맞았습니다.” 영공이 물었다. “어떤 꿈이었느냐.” 광대가 말했다. “아궁이를 꿈에 보았는데 그것은 임금님을 뵐 징조였습니다.” 영공이 노하여 말했다. “내가 듣기로는 군주를 배알하게 될 자는 꿈에 태양을 본다고 한다. 그런데 아궁이를 보았다니 그런 상서롭지 못한 꿈이 어디 있느냐.” 광대가 말했다. “원래 태양은 천하를 널리 비추고 있기 때문에 한 사물만이 그 빛을 받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군주께서는 나라 안을 널리 비추고 있으며, 한 사람만으로 그 빛이 가려져서는 안 되는 법입니다. 따라서 군주를 배알하게 되는 자는 태양을 꿈에 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궁이는 한 사람만 그 불을 쬐고 있어도 그 뒤에 있는 자는 그 불을 볼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한 사람이 군주님 앞에 가로막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제가 꿈에 아궁이를 본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영공이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겠다” 영공은 광대와 미자하를 쫓아내고 사공구를 임용했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광대는 꿈을 빌어 군주를 잘 설득했지만 영공은 광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영공이 두 사람을 추방하고 사공구를 임용한 것은 자기가 사랑하는 자를 내쫓고 현자라고 생각되는 자를 임용한 셈이지만, 정나라 자도는 경건을 현자라 믿고 임용했는데 자도의 총명이 그 때문에 흐려졌으며, 연나라 자쾌는 자지를 현자라 믿고 임용했는데 그 때문에 총명이 흐려졌다. 자기가 사랑하고 있는 자를 추방하고, 현자라고 믿어지는 자를 임용한 것 또한 한 사람이 아궁이 불을 쬐고 있으면서 자기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쓸데없는 자는 군주 앞을 가로막고 있어도 총명이 흐려지지 않지만 군주가 그 신하를 통찰할 줄 모른다면 아무리 현자라 할지라도 그가 자기 앞을 가리고 서 있게 되면 반드시 위험해진다.” 어떤 사람이 말했다. “초나라 굴도는 마름을 좋아했고, 문왕은 창포의 뿌리를 좋아했다. 이 두 가지는 모두가 정상적인 음식물이 못된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것을 좋아했다. 어느 사람이 맛이 있다고 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반드시 맛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진나라 영공은 참무휼을 좋게 생각했고, 연나라 왕 쾌는 자지를 현자라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 다 정상적인 인물이 못된다. 그러나 두 군주는 그들을 존중했다. 그러므로 어느 사람이 현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남이 보기에도 반드시 현자는 아닌 것이다. 현자가 아닌데도 현자라고 믿고 그 인물을 사용하는 것과 정말 현자를 사용하는 것은, 다만 사랑하는 인물을 사용하는 경우와 그 사정이 판이한 것이다. 그래서 초나라 장왕은 손숙을 발탁하여 패왕이 되었고, 상신은 비중을 쓰다가 멸망한 것이다. 이것은 두 인물이 함께 현자라고 생각하고 임용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엉뚱하게 된 것이다. 연나라 쾌는 현자라고 믿는 자를 임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다만 사랑하는 인물을 쓴 것과 같다. 그러나 위나라는 참된 현자인 사공구를 임용했기 때문에 연나라와는 사정이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광대가 알현하기 전에 영공은 자기의 총명이 흐려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지만, 광대가 알현한 후에는 그 총명이 흐려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영공의 총명을 흐리게 하는 신하를 추방했다. 그로 인하여 영공은 신하를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으므로, 누가 자기 앞을 가리고 서 있다 하더라도 위험한 일은 없을 것이다.”
- 韓非子 第39篇 論難(四)[4]- 衛靈公之時, 彌子瑕有寵於衛國. 侏儒有見公者曰:「臣之夢踐矣.」 公曰:「奚夢?」「夢見竈者, 爲見公也.」 公怒曰:「吾聞見人主者夢見日, 奚爲見寡人而夢見竈乎?」 侏儒曰:「夫日兼照天下, 一物不能當也. 人君兼照一國, 一人不能壅也. 故將見人主而夢日也. 夫竈, 一人煬焉, 則後人無從見矣. 或者一人煬君邪? 則臣雖夢竈, 不亦可乎?」 公曰:「善.」 遂去雍鉏, 退彌子瑕, 而用司空狗. 或曰: 侏儒善假於夢以見主道矣, 然靈公不知侏儒之言也. 去雍鉏, 退彌子瑕, 而用司空狗者, 是去所愛而用所賢也. 鄭子都賢慶建而壅焉, 燕子噲賢子之而壅焉. 夫去所愛而用所賢, 未免使一人煬己也. 不肖者煬主, 不足以害明 今不加誅而使賢者煬己, 則必危矣. 或曰: 屈到嗜芰, 文王嗜菖蒲菹, 非正味也, 而二賢尙之, 所味不必美. 晉靈侯說參無恤, 燕噲賢子之, 非正士也, 而二君尊之, 所賢不必賢也. 非賢而賢用之與愛而用之同. 賢誠賢而擧之, 與用所愛異狀. 故楚莊擧叔孫而霸, 商辛用費仲而滅, 此皆用所賢而事相反也. 燕噲雖擧所賢而同於用所愛, 衛奚距然哉? 則侏儒之未可見也. 君壅而不知其壅也, 已見之後而知其壅也, 故退壅臣, 是加知之也. 曰「不加知而使賢者煬己, 則必危」 而今以加知矣, 則雖煬己, 必不危矣.
|
|
|
졸시 / 잡문 / 한시 / 한시채집 / 시조 등 / 법구경 / 벽암록 / 무문관 / 노자 / 장자 / 열자 |
|
|
|
|
Copyright (c) 2000 by Ansg All rights reserved <돌아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