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닷컴ː한비자韓非子

하늘구경 

 

 

 

 

지자나 현자에 기대지 않는다


- 한비자 제49편 오두[11]-


세상에서 현(賢)이라 하고 있는 것은 올바르고 성실한 행위를 말하며, 지(知)는 조밀하고 미묘한 말을 가리킨다. 이 조밀하고 미묘한 말은 지자도 이해하기가 힘들만큼 어렵다. 뛰어난 지자도 이해하기 힘든 말을 사용하여 대중을 위한 법을 만든다면 일반 백성이 이해할 리 없다. 술찌꺼기나 겨 따위도 충분히 먹지 못하는 자는 좋은 쌀밥이나 고기를 구하지 않을 것이며, 짧은 바지조차 없어 제대로 입지 못하는 자가 비단옷을 바랄 리 없다. 세상을 다스리는 수단도 마찬가지로 긴급히 필요한 물건도 구하지 못한 형편에 급하지도 않은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요즘 정치에서 민간 관계를 보면 보통의 남녀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을 사용하지 않고, 덮어놓고 지적인 의론만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은 정치를 모르고 있는 자의 수작인 것이다. 그러므로 조밀하고 미묘한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백성을 다스리는 일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올바르고 성실한 행동을 존중하는 사람은 반드시 사람을 속이지 않는 인물을 존경할 것이다. 사람을 속이지 않는 인물을 존경한다는 것은 자신이 남의 기만에 대한 방비를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민이 서로 교제할 때는 상대에게 이익을 주어 자기도 이익을 얻는 부귀도 없을 뿐더러 상대를 위협하여 억압할 권위도 없으므로 사람을 속이지 않는 인물을 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군주는 사람을 지배하는 권세가 있으며, 또 한 나라의 부를 소유하며, 포상 또는 엄벌을 자유롭게 조종하는 권력이 있으므로 전상이나 자한과 같은 신하가 있더라도 속이려 들지 않는다.

올바르고 성실한 인물은 열 사람도 못되는데 국내의 관직은 엄청나게 많다. 그러니 올바르고 성실한 인물을 임용하려고 하면 그러한 인물은 찾기가 힘들다. 따라서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관리가 훨씬 많은 셈이 된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법률을 통일하되 지자를 구하지 않고 통어술을 엄수하는 성실한 사람을 구하지도 않는다.


- 韓非子 第49篇 五蠹[11]-

且世之所謂賢者, 貞信之行也 所謂智者, 微妙之言也. 微妙之言, 上智之所難知也. 今爲衆人法, 而以上智之所難知, 則民無從識之矣. 故糟糠不飽者不務粱肉, 短褐不完者不待文繡. 夫治世之事, 急者不得, 則緩者非所務也. 今所治之政, 民間之事, 夫婦所明知者不用, 而慕上知之論, 則其於治反矣. 故微妙之言, 非民務也. 若夫賢良貞信之行者, 必將貴不欺之士 貴不欺之士者, 亦無不欺之術也. 布衣相與交, 無富厚以相利, 無威勢以相懼也, 故求不欺之士. 今人主處制人之勢, 有一國之厚, 重賞嚴誅, 得操其柄, 以修明術之所燭, 雖有田常· 子罕之臣, 不敢欺也, 奚待於不欺之士? 今貞信之士不盈於十, 而境內之官以百數, 必任貞信之士, 則人不足官. 人不足官, 則治者寡而亂者衆矣. 故明主之道, 一法而不求智, 固術而不慕信, 故法不敗, 而群官無姦詐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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