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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
내 방 문 앞에는 화단이 있다 흙도 별로 없고 그늘 반 드린 어디서 왔는지 언제 왔는지 이름 모를 풀만 가득 자라는 봉숭아며 채송화며 심어 보지만 뿌리도 못 내리고 죽어버리는 내 방 문 앞에는 화단이 있다. 가을되어 선선하고 달 밝을 때면 하얗게 하얗게 꽃을 피우는 좋은 집 담장 위의 장미꽃 보다 지금 내게는 더 아름다운 들에서는 그저 흔할 풀이 자라는 내 방 문 앞에는 화단이 있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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