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닷컴ː열자列子

하늘구경 

 

 

 

 

물질적 시간을 정신적 시간화 해야 한다


- 열자;제3편 주목왕[1]-


주나라 목왕 때 서극의 나라에서 조화를 부리는 사람이 왔었다. 그는 물과 불 속에도 들어가고, 쇠와 돌도 꿰뚫고, 산과 냇물도 뒤엎고, 성읍도 옮겨 놓고, 허공을 타고 다녀도 떨어지지 않았고, 실물을 건드려도 아무 거침이 없어, 그의 천번만번 변하는 모습을 다 헤아려 알 수 없었다. 이처럼 이미 물건의 형상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바꿔 놓았다.

그러자 목왕은 그를 신같이 존경하였고, 임금의 임금처럼 받들었다. 마침내는 사람들이 드나들지 못하는 자기의 비밀스런 궁궐 안에 한 채의 저택을 내주어 그곳에 거처하게 하고, 소와 양과 돼지고기를 가져다 대접하고, 여자 악사들을 뽑아다 그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 조화를 부리는 사람은, 왕의 궁실은 너무 누추하여 거쳐할 수 없고, 왕의 음식은 나쁜 냄새가 나서 먹을 수 없고, 왕의 여자들은 냄새가 나서 가까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목왕은 그를 위하여 궁실을 고쳐 짓기로 했다. 마침내 대단한 토목공사가 끝났고 그곳에 모든 재주를 부려 빨간 색과 하얀 색을 칠하였다. 그것을 짓기에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 관청의 재물이 동이 날 정도의 재력을 소모하고서야 비로소 완성이 되었다. 그 높이는 천 길이 되어 수도의 종남산을 바라볼 만하였다. 그것을 종천대라고 이름지었다.

미인이 많기로 이름난 정나라와 위나라의 요염하고 여린 처녀들을 뽑아서 살빛에 윤택이 돌게 하고, 눈썹을 그려 바로잡고, 비녀를 꼽고, 귀걸이를 하게 하고, 가는 모시로 만든 옷을 입게 하고, 유명한 제나라 비단부채를 들게 하고, 얼굴에 흰 분을 바르고, 눈썹에 검은 색을 칠하게 하고, 옥고리를 허리에 차게 하고, 향기를 대안에 가득 차게 하고, 옛날의 유명한 승운이라 하는 황제의 음악과 육형이라고 하는 제곡의 음악과 구소라고 하는 순임금의 음악과 신로라고 하는 탕임금의 음악들을 연주하게 하여 그의 마음을 즐겁게 하였고, 날마다 은빛 옷을 올리고 진기한 음식을 대접하였다.

그러나 그 조화부리는 사람은 시원찮게 여겨 마지못해 그 자리에 참석했다가 얼마 안되어 임금에게 다른 곳으로 놀러가자고 하였다.

왕은 그 조화부리는 사람의 옷소매를 잡고 하늘 중천을 솟아오르자마자 그 조화부리는 이의 궁궐에 도착하게 되었다.

조화부리는 이의 궁궐은 금과 은으로 기둥을 세우고 구슬과 옥으로 장식하여 비와 구름 위에 높이 솟아있어서 그 밑바닥은 무엇에 의지해 세워놓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 곳을 멀리에서 바라보면 마치 뭉게뭉게 모여있는 구름덩어리와 같았다.

왕의 귀에 들리는 소리와 눈에 보이는 물건과 코와 입으로 맡는 향기와 맛보는 음식물은 모두가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왕은 그곳을 하느님이 살고 있는 말고 깨끗한 자미궁이며, 천상의 음악을 연주하는 곳이라 생각했다.

왕이 가만히 아래를 굽어살피니, 자기가 있던 궁전은 흙덩어리로 쌓아 올리고 나무 쪼가리를 잇대어 지어놓은 것처럼 보였다. 왕은 천상에서 수 십 년 동안 살고 있는 것처럼 느꼈지만 자기 나라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조화를 부리는 사람은 또 임금에게 다른 곳으로 놀러가자고 하였다. 거기에는 가는 곳마다 해와 달도 보이지 않고 아래로 굽어보아도 강과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밝은 빛이 비치기는 하지만 너무 밝아서 눈으로 제대로 볼 수가 없었고, 소리가 나기는 하지만 너무 높아서 귀가 멍하니 들을 수가 없었고, 오장육부는 울렁거리며 들먹거려 안정되지 않았고, 마음은 아득하여 정신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왕은 조화를 부리는 사람에게 인간의 세상으로 돌아가자고 하였다. 조화를 부리는 사람이 왕을 한번 떠밀자 왕은 훨훨 허공에서 떨어져 내려가는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보니 자기가 앉아 있는 곳은 자기가 전에 앉아 있던 곳이고, 자기를 시중들고 있는 사람들 역시 좀 전의 그 사람들이었으며, 자기 앞을 보니 술은 아직 비지 않고 안주도 아직 식지 않고 있었다.

왕은 좌우의 신하에게 물었다.

“내가 지금 어디에 갔다 왔느냐?”

신하들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아무 말씀 없이 이곳에 다만 잠자코 계셨습니다.”

그렇게 왕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잃었다가 3개월 만에야 제 자신으로 되돌아왔다.

왕이 다시 조화를 부리는 사람에게 물었다.

“내가 어떻게 가만히 앉아서 하늘 나라에 갔다 왔습니까?”

조화를 부리는 사람이 대답하였다.

“내가 임금님과 같이 우리 두 사람의 정신이 놀고 왔습니다. 그러니 우리 형체야 어찌 움직였겠습니까. 그 뿐만 아니라. 아까 임금님께서 천상에 계시던 곳도 바로 임금님의 궁전이었고, 아까 임금님께서 놀던 곳도 바로 임금님의 정원이었습니다. 무엇이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임금님께서는 모든 물건은 항상 존재한다는 생각에 습관이 되어 잠깐 있다가 없어지는 물건을 의심합니다. 변화하는 현상은 다 헤아릴 수 없으니, 그 이치를 어찌 짧은 시간에 다 체득할 수 있겠습니까.”

왕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였다. 이로부터 왕은 나라 일도 생각하지 않고, 충신과 총비도 좋아하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먼 곳에 가서 놀 때는 준마 여덟 마리가 끄는 수레를 탔다. 오른 편에는 화류라는 말에 멍에를 메우고, 왼편에는 녹의란 말에 멍에를 메우고, 또 그 말 오른편에는 적기라는 말로 그 옆에서 수레를 끌게 하고 왼편에는 백의라는 말을 그 옆에서 수레를 같이 끌게 하였다. 이 수레를 몰 때는 조보라는 사람이 조종을 하고, 태병이라는 사람은 그 오른편에서 조수 노릇을 하게 하였다.

또 그 다음 수레에도 오른 편에는 거황이란 말에 멍에를 메우고, 왼편에는 유륜이란 말에 멍에를 메우고, 또 그 말 왼편에는 도려라는 말을 그 옆에서 수레를 같이 끌게 하고, 오른편에는 산자라는 말을 그 옆에서 수레를 같이 끌게 하였다. 백요가 주로 이 수레를 몰 때에는 참백이란 사람이 조종을 하고, 분융이란 사람은 그 오른편에서 조수노릇을 하게 했다.

목왕이 이 여덟 마리 준마가 끄는 수레를 타고 하루동안 천리씩 몰아가서 서융 땅에 있는 거수씨의 나라에 도착하였다.

거수씨는 흰따오기의 피를 왕에게 바쳐 마시게 하고, 소와 말의 젖을 짜서 왕의 발과 앞뒤 마차에 탄 사람의 발까지 씻어주었다. 왕은 그 피를 마시고 다시 길을 떠나 마침내는 곤륜산의 언덕, 적수의 남쪽에서 묵게 되었다.

그 다음날 곤륜산의 언덕에 올라가서 황제의 궁전을 바라보고 제사를 지내어 그 이름을 후세에 남기고, 마침내는 서왕모를 만나 요지 위에서 술을 마셨다. 서왕모는 왕을 위하여 노래를 부르고 왕은 그에 화답을 하니, 그 가사가 매우 애처로웠다.

다시 길을 떠나 해가 떨어지는 곳을 바라보며 하루에 만리씩 갔다. 왕은 탄식하며 말하였다.

“아! 내 덕이 차지 못하여 나 한 사람만 이렇게 즐겁게 지내니, 후세 사람들이 두고두고 나의 허물을 책망할 것이다.”

목왕은 신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 그는 자기 자신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면서 오히려 백년동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세상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목왕이 이미 죽어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 列子;第3篇 周穆王[1]-

周穆王時, 西極之國, 有化人來, 入水火, 貫金石 反山川, 移城邑 乘虛不墜, 觸實不[石+亥]. 千變萬化, 不可窮極. 旣已變物之形, 又且易人之慮. 穆王敬之若神, 事之若君. 推路寢以居之, 引三牲以進之, 選女樂以娛之. 化人以爲王之宮室卑陋而不可處, 王之廚饌腥螻而不可饗, 王之嬪御羶惡而不可親. 穆王乃爲之改築. 土木之功. 赭堊之色, 無遺巧焉. 五府爲虛, 而台始成. 其高千仞, 臨終南之上, 號曰中天之台. 簡鄭‧衛之處子娥媌靡曼者, 離芳澤, 正蛾眉, 設笄珥, 衣阿錫. 曳齊紈. 粉白黛黑, 珮玉環. 雜芷若以滿之, 奏< 承云> ‧< 六瑩> ‧< 九韶> ‧< 晨露> 以樂之. 日月獻玉衣, 旦旦薦玉食. 化人猶不舍然, 不得已而臨之. 居亡幾何, 謁王同遊. 王執化人之祛, 騰而上看中天迺止. 曁及化人之宮. 化人之宮構以金銀, 絡以珠玉 出云雨之上而不知下之據, 望之若屯云焉. 耳目所觀聽, 鼻口所納嘗, 皆非人間之有. 王實以爲淸都‧紫微‧鈞天‧廣樂, 帝之所居. 王俯而視之, 其宮榭若累塊積蘇焉. 王自以居數十年不思其國也. 化人復謁王同遊, 所及之處, 仰不見日月, 俯不見河海. 光影所照, 王目眩不能得視 音響所來, 王耳亂不能得聽. 百骸六藏, 悸而不凝. 意迷精喪, 請化人求還. 化人移之, 王若[石+員]虛焉. 旣寤, 所坐猶嚮者之處, 侍御猶嚮者之人. 視其前, 則酒未淸, 肴未昲. 王問所從來. 左右曰:「王黙存耳.」由此穆王自失者三月而復. 更問化人. 化人曰:「吾與王神遊也, 形奚動哉? 且曩之所居, 奚異王之宮? 曩之所遊, 奚異王之圃? 王閒恆疑蹔亡. 變化之極, 徐疾之間, 可盡模哉?」王大悅. 不恤國事, 不樂臣妾, 肆意遠遊. 命駕八駿之乘, 右服騮而左綠耳, 右驂赤驥而左白[減+木], 主車則造父爲御, 爲右, 次車之乘, 右服渠黃而左踰輪, 左驂盜驪而右山子, 柏夭主車, 參百爲御, 奔戎爲右. 馳驅千里, 至於巨[艹+鬼]氏之國. 巨[艹+鬼]氏乃獻白鵠之血以飮王, 具牛馬之湩以洗王之足, 及二乘之人. 已飮而行, 遂宿於昆侖之阿, 赤水之陽. 別日升昆侖之丘, 以觀黃帝之呂, 而封之, 以詒後世. 遂賓於西王母觴於瑤池之上. 西王母爲王謠, 王和之, 其辭哀焉. 乃觀日之所入, 一日行萬里. 王乃歎曰:「於乎!予一人不盈於德而諧於樂, 後世其追數吾過乎!」穆王幾神人哉!能窮當身之樂, 猶百年乃徂, 世以爲登假焉.

 

 

   

 

 

 

 

졸시 / 잡문 / 한시 / 한시채집 / 시조 등 / 법구경 / 벽암록 / 무문관 / 노자 / 장자 / 열자

한비자 / 육도삼략 / 소서 / 손자병법 / 전국책 / 설원 / 한서 / 고사성어 / 옛글사전

소창유기 / 격언연벽 / 채근담(명) / 채근담(건) / 명심보감(추) / 명심보감(법) / 옛글채집

 

 

www.yetgle.com

 

 

Copyright (c) 2000 by Ansg All rights reserved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