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興九首[其七]잡흥9수7 / 한들구름 개인 날빛 희롱하고
- 崔惟淸[최유청] -
嬌雲弄晴暉[교운롱청휘] 한들구름 개인 날빛을 희롱하고
庭草綠如染[정초록여염] 뜰의 풀은 물들인 듯 푸르러라
鳥酣囀嚶嚶[조감전앵앵] 새는 흥겨워 재잘재잘 지저귀고
蝶喜飛苒苒[접희비염염] 나비는 기뻐서 나풀나풀 나누나
芳序忽如此[방서홀여차] 꽃다운 질서 어느덧 이러하니
愁眉不須斂[수미불수렴] 찌푸린 내 눈썹 숨길 것 없구나
擬待桃李開[의대도리개] 복사꽃 오얏꽃 피기 기다려야지
瓮頭方㶑㶑[옹두방렴렴] 동이에 술 익어 철철 넘칠테니
❍ 최유청[崔惟淸] 고려(高麗) 시대의 학자이자 문신이다. 자는 직재(直哉)이고 본관은 창원(昌原)이며 문하시랑 최석(崔奭, 崔錫)의 아들이다. 예종 때 과거에 급제했으나 학문이 완성되지 않았다 하여 벼슬을 하지 않고 독서에만 힘썼다. 후에 추천을 받아 직한림원(直翰林院)이 되었으나 인종초에 이자겸(李資謙)의 간계로 파직되었다. 이자겸이 몰락한 뒤 내시(內侍)가 되었고, 좌사간(左司諫)·상주수(尙州守)·시어사(侍御史)를 역임하였다. 1132년(인종10)에 예부원외랑(禮部員外郎)으로 진주사(陳奏使)가 되어 송나라에 다녀왔다. 1142년에 간의대부(諫議大夫)로 금나라에 다녀와 호부시랑(戶部侍郎)에 제수되었고, 동북면병마부사(東北面兵馬副使)·승선(承宣)을 역임하였다. 1149년(의종3)에 참지정사, 중서시랑평장사가 되고, 2년 후 왕제 대령후(大寧侯)가 참소된 사건에 처남인 정서(鄭敍)와 함께 관련되어 남경유수사(南京留守使)로 좌천되고, 6년 뒤 충주목사(忠州牧使), 광주목사(廣州牧使)로 좌천되었다. 1161년(의종15)에 중서시랑평장사에 오르고, 정중부의 난 때 다른 문신은 모두 화를 입었으나 평소 그의 덕망에 감화한 무신들이 그를 보호하여 화를 면했다. 명종이 즉위하자 중서시랑평장사에 다시 임명되었고 이어 수사공집현전대학사판예부사(守司空集賢殿大學士判禮部事)로 치사했다. 경사에 해박했으며, 불경에도 관심이 깊어 많은 학생과 승려의 자문에 응했다. 왕의 조서를 받들어 이한림집주(李翰林集註)을 편찬했고 유문사실(柳文事實)을 주해했다. 문집에 남도집(南都集)이 있으며 동문선(東文選)에 6수의 시와 45편의 문이 실려 있다. 시호는 문숙(文淑)이다.
❍ 청휘[晴暉] 맑은 날의 햇빛.
❍ 앵앵[嚶嚶] 재잘재잘. 짹짹. 훌쩍훌쩍. 새가 서로 응하여 우는 소리. 벗이 서로 격려하는 소리. 방울 소리.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정답게 이야기하는 것. 시경(詩經) 소아(小雅) 벌목(伐木)에 “나무 베는 소리 쟁쟁한데, 새 울음은 앵앵하도다. 앵앵 우는 그 울음은 벗을 부르는 소리로다.[伐木丁丁 鳥鳴嚶嚶 嚶其鳴桑 求其友聲]”라고 하였는데, 그 서에 “붕우(朋友) 고구(故舊)들과 연락(燕樂)하는 시이다.”라고 하였다.
❍ 염염[苒苒] 가볍고 부드러운 모양. 초목이 무성한 모양. 시간이 점점 흘러가는 모양.
❍ 수미[愁眉] 근심에 잠긴 눈썹이라는 뜻으로 근심스러운 얼굴을 나타내는 말. 근심스러운 기색. 수심으로 찌푸린 눈썹. 근심으로 찡그려진 눈썹. 가늘게 그린 여자의 눈썹. 근심스러운 안색(顔色).
❍ 불수[不須] ~할 필요가 없다. 장지화(張志和)의 시 어부가(漁父歌)에 “푸른 삿갓에 도롱이까지 갖고 있으니, 봄비가 와도 집으로 갈 필요 없네.[靑箬笠 綠蓑衣 春江細雨不須歸]”라고 하였다.
❍ 의대[擬待] ~하기를 바라다. ~하려하다. ~할 계획이다.
❍ 염염[㶑㶑] 물결이 넘실거림. 물이 넘실대는 모양. 바닷물이 넘치는 모양. 잔물결이 일어나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