感興二首[其二]감흥2수2 / 스스로 괴로운 인간
- 白居易[백거이] -
魚能深入寧憂釣[어능심입영우조] 깊이 숨는 물고기 어찌 낚시 근심하고
鳥解高飛豈觸羅[조해고비기촉라] 높이 나는 새 어찌 그물에 걸리겠는가
熱處先爭炙手去[열처선쟁자수거] 권문세가에 앞다투어 빌붙으러 가서는
悔時其奈噬臍何[회시기내서제하] 후회할 때 되어서는 어찌할 길 없다네
尊前誘得猩猩血[존전유득성성혈] 술동이로 꾀어 성성이 피 얻음과 같고
幕上偷安燕燕窠[막상투안연연과] 장막 위 안락 탐하는 제비집 꼴이라네
我有一言君記取[아유일언군기취] 내게 그대가 명심할 한마디 말 있으니
世間自取苦人多[세간자취고인다] 세상엔 제 스스로 괴로운 사람 많다네
❍ 촉라[觸羅] 그물에 걸림. 촉망(觸網).
❍ 심입[深入] 깊이 가라앉다. (깊이) 숨다. 이 들어가다. 깊이 파고들다. 깊이 침투하다.
❍ 열처[熱處] 더운 곳. 뜨거운 곳. 흥성한 곳. 번성한 곳. 왁자지껄한 곳. 권세 있는 벼슬자리.
❍ 자수[炙手] 세력이 있는 사람. 손을 델만큼 뜨겁다, 권세가 대단하다. 권력은 대단히 뜨거운 것이라 거기에 손을 대면 반드시 데인다는 말이다.
❍ 자수가열[炙手可熱] 권세(權勢)가 대단하여 접근하기가 어려움을 비유하는 말이다. 두보(杜甫)의 여인행(麗人行)에 “손대면 데일 듯한 세도가 하도 어마어마하니, 삼가하여 가까이하지 말라, 정승 양국충楊國忠이 미워하리니[炙手可熱勢絶倫 愼莫近前丞相嗔]”라고 하였다. 또, 신당서(新唐書) 최현전(崔鉉傳)에 “현(鉉)이 좋아하는 사람에 정노(鄭魯)·양소복(楊紹復)·단괴(段瓌)·설몽(薛蒙)이 있었는데 그들과 국사를 의논하므로, 그때 사람들이 말하기를 ‘정·양·단·설의 권세가 손대면 데일듯하다.’고 했다[鉉所善者, 鄭魯, 楊紹複, 段瑰, 薛蒙, 頗參議論. 時語曰: ‘鄭·楊·段·薛, 炙手可熱]”라 하였다.
❍ 기내[其奈] 그 어찌 할 거나. 그것을 어찌하리오.
❍ 내하[奈何] 어찌. 어떻게 하다. 어찌할까[奈…何] …를 어찌하겠는가. …을 어찌하면 좋을까.
❍ 서제[噬臍] 배꼽을 씹다. 서제막급(噬臍莫及). 배꼽을 물어뜯으려 하여도 입이 닿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후회하여도 이미 때가 늦음을 이르는 말. 사향노루가 사냥꾼에게 잡혀 죽게 되자, 자신의 죽음이 배꼽 근처에 있는 사향주머니 때문인 줄 알고 배꼽을 물어뜯으려 하지만 입이 닿지 아니한다는 뜻. 즉 후회해도 소용이 없음을 말한다. 좌전(左傳)에 “만약 미리 도모하지 않으면 나중에 배꼽을 씹으려 한들 되겠습니까?[若不早圖 後君噬臍其及之乎]”라고 하였는데, 그 주에 “사람이 자기 배꼽을 씹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미처 갈 수가 없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 성성[猩猩] 상상의 동물이다. 사람과 비슷하여 말을 잘 한다는 전설이 있다. 성성이는 효양국 근처에 살고 있었는데 개와 비슷하였으나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고, 눈과 코가 모두 단정하게 생겼다. 무척이나 총명하였고, 사람의 말을 할 줄 알았으며, 사람을 보면 몸을 돌려 가버리면서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를 줄도 알았다 한다. 예기(禮記)에 “猩猩能言, 不離禽獸”하였고, 산해경(山海經) 해내남경(海內南經)에 “猩猩之人名, 其爲獸如豕而人面.”라 하였다.
❍ 성성[猩猩] 술을 좋아한다는 중국의 전설상의 짐승으로 사람들이 성성이를 잡기 위해 술동이를 놓아두면 성성이가 와서 마시고 취하는데 그것을 잡아다 우리에 가두면 화가 나서 벽에 자해를 하며 피를 흘리는데 그 피를 거두어 염료로 썼다고 한다.
❍ 투안[偷安] 안락한 것을 탐하는 것. 눈앞의 안일을 꾀하다. 일시적인 안일을 탐하다.
❍ 기취[記取] 명심하다. 기억하다.
❍ 고인[苦人] 생활의 곤경 속에서 몸부림치는 사람. 고역살이군. 불운한 사람. 생활이 어려워 일하는 사람.
❍ 자취[自取] 스스로 취하다. 자초하다. 잘하든 못하든 자기 스스로 만들어서 취함. 잘 되고 잘못 되고는 상관없이 제 스스로 만들어서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