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竹花[석죽화] 패랭이꽃
- 鄭襲明[정습명] -
世愛牧丹紅[세애목단홍] 세간에선 모란의 붉음을 좋아하여
栽培滿院中[재배만원중] 뜰 안 가득 심어 가꾸지만
誰知荒草野[수지황초야] 뉘 알까 거친 풀 무성한 들판에도
亦有好花叢[역유호화총] 아리따운 꽃떨기 있다는 것을
色透村塘月[색투촌당월] 때깔은 방죽에 내린 달빛을 뚫고
香傳隴樹風[향전롱수풍] 향기는 수구막이 숲 바람에 풍기네
地偏公子少[지편공자소] 외진 곳이라 귀한 이도 드물어
嬌態屬田翁[교태속전옹] 고운자태 오직 늙은 농부 차지라네
<石竹花석죽화 / 패랭이꽃 / 鄭襲明정습명 : 東文選동문선>
※ 이 석죽화(石竹花) 시(詩)와 관련하여 동사강목(東史綱目)에 “습명(襲明)은 연일현(延日縣)사람인데 뜻이 크고 기개가 있으며 체격이 크고 기이하였으며, 학문에 힘써 글을 잘 지었다. 일찍이 초에다가 금을 긋고 그곳까지 탈 동안에 석죽화시(石竹花詩)를 지었다. 어떤 문지기가 그것을 외니, 예종(睿宗)이 놀라면서 말하기를 ‘구감(狗監)이 아니면, 어찌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아직 있는 것을 아는가?’하고, 곧 옥당(玉堂)에 보직(補職)시키니, 사람들이 40자(字)의 매개(媒介)라고 일렀다.”는 고사가 보인다.
❍ 석죽화[石竹花] 패랭이꽃. 석죽화(石竹花)는 바위에서 자란 대나무 꽃이란 의미이다. 옛날 중국의 어떤 장사(壯士)가 석령(石靈)을 물리치기 위해 바위에 쏜 화살이 이 꽃으로 피어났다는 전설이 있다. 6~8월에 진분홍색 꽃이 가지 끝에 하나씩 피고 열매는 삭과(蒴果)를 맺는다. 꽃말은 ‘순결한 사랑’이다. 패랭이꽃이라는 우리말 이름은 꽃의 모양이 패랭이를 거꾸로 한 것과 같다는 데서 유래한다. 패랭이는 천인이나 상인들이 쓰던 모자의 일종이다. 어버이날의 상징인 카네이션(D.caryophyllus)과 같은 속에 속한다. 패랭이꽃은 원래 유럽과 서부아시아산 야생종에서 원예종으로 육성되어 널리 재배되고 있다. 꽃 모양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되나 한방에서는 꽃이나 열매 달린 식물체를 그늘에서 말려 이뇨제나 통경제로 쓴다. 하지만 임산부에게 써서는 안 된다.
❍ 세간[世間]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 또는 사회적 활동을 하는 영역. 유정(有情)의 중생(衆生)이 서로 의지(依支)하며 살아가는 세상(世上).
❍ 목단[牧丹] 모란. 작약과(芍藥科)에 속하는 낙엽관목(落葉灌木). 예로부터 꽃 중의 제일이라 하여 꽃의 왕으로 일컬어졌으며, 부귀(富貴)를 상징한다. 설총(薛聰)의 화왕계(花王戒)로 유명하다.
❍ 구감[狗監] 한(漢)나라 때 근시(近侍)의 직책이다.
❍ 옥당[玉堂] 한림원(翰林院)의 별칭이다.
❍ 초야[草野] 시골의 궁벽(窮僻)한 땅. 풀이 우거진 들판. 시골.
❍ 황초[荒草] 거칠게 마구 자라서 무성한 풀. 잡초(雜草). 야초(野草).
❍ 화총[花叢] 꽃떨기. 꽃의 여러 줄기가 더부룩하게 뭉친 무더기. 꽃이 모여 붙어 다발처럼 된 것을 말한다.
❍ 때깔 : 눈에 선뜻 드러나 비치는 맵시나 빛깔. 옷이나 물건 따위가 눈에 선뜻 드러나 비치는 모습이나 빛깔.
❍ 방죽 : 물이 밀려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쌓은 둑. 파거나, 둑으로 둘러막은 못.
❍ 수구막이 : 마을에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거나 또는 마을의 기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것으로서 건물, 나무, 탑 등을 이용한다. 풍수지리에서, 골짜기의 물이 멀리 돌아 흘러 하류가 보이지 아니하는 땅의 형세. 좋은 묏자리의 조건임.
❍ 농수[隴樹] 둔덕에 선 나무. 묘지의 나무. 당(唐)나라 시인 유장경(劉長卿) 시 곡위겸수(哭魏兼遂)에 “농수는 묻힌 사람 따라 오래 되고, 산문은 땅거미 져 어둑하구나[隴樹隨人古 山門對日曛]”라고 하였다.
❍ 공자[公子] 지체가 높은 집안의 나이 어린 아들. 귀(貴)한 집안의 나이 어린 자제(子弟).
❍ 교태[嬌態] 사랑스럽도록 아름다운 태도(態度). 아양을 부리는 모습이나 태도.
❍ 전옹[田翁] 시골에 사는 늙은이. 늙은 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