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를 이용하다
- 전국책 : 동주책[0107]-
진나라가 주나라의 길을 빌려 한나라를 치려고 하자, 주나라는 길을 빌려 주었다가는 한나라에게 미움을 살 것이고, 빌려 주지 않으면 진나라에게 미움을 살 것이 두려워하였다.
사염이 주나라 군주에게 말하였다.
“왕께서는 어찌하여 사람을 시켜 한나라 공숙에게 ‘진나라가 감히 멀고 먼 한나라를 치려는 것은 동주를 믿기 때문이다. 그대는 어찌하여 주나라에 땅을 떼어주고 중신을 초나라에 사신으로 보내지 않는가? 진나라는 틀림없이 의심하여 주나라를 믿지 못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나라를 치지 못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진왕에게는 또 ‘한나라가 억지로 주나라에 땅을 주어 주나라가 진나라에게 의심을 받도록 하려는데, 과인은 감히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하십시오. 그러면 진나라는 틀림없이 주나라에게 땅을 받지 말라고는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나라에게는 땅을 얻게 되고, 진나라에 대하여는 청을 들어준 셈이 되는 것입니다.”
- 戰國策 : 東周策[0107]-
秦假道於周以伐韓, 周恐假之而惡於韓, 不假而惡於秦. 史黶謂周君曰: “君何不令人謂韓公叔曰 ‘秦敢絶塞而伐韓者, 信東周也. 公何不與周地, 發重使使之楚, 秦必疑, 不信周, 是韓不伐也.’ 又謂秦王曰 ‘韓强與周地, 將以疑周於秦, 寡人不敢弗受.’ 秦必無辭而令周弗受. 是得地於韓, 而聽於秦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