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를 것이다
서둘러 저녁 먹고
어둔 산길 홀로 나서
콧노래 발 맞춰 걷노라면
마을에 이르러 달이 떠오고
너의 집 어귀에 이르러지면
수줍게 웃던 노오란 불빛
그러나 그러나
부르지는 못하고
너의 집 옆 커다란 정자나무 그늘 속에
두근대던 가슴을
모를 것이다
너의 집 앞 산 턱 은행나무
달빛에 찬란히 잎새들 반짝일 때
그러다 바람에 우수수수 떨어질 때
나도 모르게 후두두둑
가슴 치던 눈물을
모를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망설이다가
밤 마실에 돌아오는 아낙네들 재깔임에
흠칫 놀라 일 있는 척
돌아가다 다시 와
서성이던 걸음들을
모를 것이다
끝내
돌아오는 길에 달만 기울어
산 그림자 보다 더 무겁던 발길
그 밤 따라 뒤척이게 밤새 울던 새
너는
영 모를 것이다
- 안상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