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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와 충성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 장자(내편) 제4편 인간세[7]-
엽공 자고가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어 공자에게 물었다. “초왕은 저에게 상당히 중요한 임무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제나라에서는 사신을 대하기를 매우 공경히 하면서도 일을 처리하는 데에는 서두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보통 남자라 하더라도 움직이게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제후를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는 걱정이 됩니다. 선생님께서는 일찍이 제게 말씀하시기를, 「모든 일은 크고 작고간에 올바른 도를 따르지 않고서 일을 원만히 이루는 자가 드물다. 만약 일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반드시 법에 의한 형벌을 받게 될 것이다. 만약에 일을 성공시키면 반드시 기쁨과 두려움이 엇갈리는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일을 성공시키건 성공시키지 못하건 간에 뒤의 걱정이 없는 것은 오직 덕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거친 음식을 먹으면서도 좋은 음식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밥을 지어 놓아도 식힐 것조차 없는 사람입니다. 지금 저는 아침에 사신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고서 저녁에는 어름을 마시는 형편인데도 저의 몸 안은 근심으로 뜨거워져 있습니다. 저는 일을 실천으로 옮기기도 전에 이미 기쁨과 두려움이 엇갈리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에 일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반드시 법에 의한 형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신하된 자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선생님께서 제게 좋은 말씀을 해주십시오.” 공자가 말했다. “천하에는 큰 법칙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 하나는 운명이며, 다른 하나는 의로움입니다. 자식이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은 운명입니다. 그것은 마음으로부터 벗어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신하가 임금을 섬기는 것은 의로움입니다. 어디를 가나 임금이 없는 곳이 없으며, 하늘과 땅 사이에서는 그 관계로부터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이것을 큰 법칙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어버이를 섬기는 사람들은 지위가 높고 낮고 간에 어버이를 편안히 모시는 법인데, 이것이 효도의 극치입니다. 그의 임금을 섬기는 사람들은 일의 여하를 가리지 않고 임금을 평안히 모시는 법인데, 이것이 충성의 위대함입니다. 그분들의 마음을 섬기는 사람들은 슬픔과 즐거움이 눈앞에 엇바뀌어 드러나지 않고, 그들의 관계란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운명을 따라 그들을 평안히 모시는데, 이것이 덕의 극치입니다. 나라의 신하가 된 사람에게는 본시부터 자기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으니 일의 실정에 따라 행동하면서 그 자신은 잊어야 합니다. 삶을 기뻐하고 죽음을 싫어할 틈이 어디 있겠습니까? 선생께서는 그대로 가십시오.”
- 莊子(內篇) 第4篇 人間世[7]- 葉公子高將使於齊, 問於仲尼曰:「王使諸梁也甚重, 齊之待使者, 蓋將甚敬而不急. 匹夫猶未可動, 而況諸侯乎! 吾甚慄之. 子常語諸梁也曰:‘凡事若小若大, 寡不道以懽成. 事若不成, 則必有人道之患. 事若成, 則必有陰陽之患. 若成若不成而後無患者, 唯有德者能之.’吾食也執粗而不臧, 爨無欲淸之人. 今吾朝受命而夕飮氷, 我其內熱與! 吾未至乎事之情, 而旣有陰陽之患矣. 事若不成, 必有人道之患. 是兩也, 爲人臣者不足以任之, 子其有以語我來!」 仲尼曰:「天下有大戒二:其一, 命也. 其一, 義也. 子之愛親, 命也, 不可解於心. 臣之事君, 義也, 無適而非君也, 無所逃於天地之間. 是之謂大戒, 是以夫事其親者, 不擇地而安之, 孝之至也. 夫事其君者, 不擇事而安之, 忠之盛也. 自事其心者, 哀樂不易施乎前, 知其不可奈何而安之若命, 德之至也. 爲人臣子者, 固有所不得已. 行事之情而忘其身, 何暇至於悅生而惡死! 夫子其行可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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