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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 속에 살면 자연은 스스로 변화한다
- 장자(외편) 제11편 재유[6]-
운장이 동쪽에서 노닐 때 부요라는 신목 가지 옆을 지나다 마침 홍몽을 만났다. 홍몽은 자기 넓적다리를 두드리며 놀고 있었다. 운장은 그를 보고 발길을 멈추고 서서 말했다. “노인께서는 무엇을 하는 분이기에 이러고 계십니까?” 홍몽은 멈추지 않은 채 운장에게 말했다. “놀고 있습니다.” 운장이 말했다.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홍몸은 머리를 들어 운장을 보며 말했다. “음!” 운장이 말했다. “지금 하늘의 기운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땅의 기운은 뒤엉켜 있습니다. 여섯 가지 기후도 고르지 않고 사철도 절도에 맞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여섯 가지 기후의 정수를 화합시켜 여러 생물들을 생육케 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홍몽은 행동을 멈추지 않고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나는 모릅니다. 나는 모릅니다.” 운장은 더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 후 3년 뒤 동쪽에 노닐게 되어 송나라 들판을 지나다 다시 홍몽을 만나게 되었다. 운장은 크게 기뻐하며 달려가 앞에 서서 말했다. “저를 잊으셨습니까? 하늘같이 훌륭한 분께서 저를 잊으셨습니까?”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홍몽에게 가르침을 요청했다. 홍몽이 말했다. “떠돌아다니면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함부로 뛰면서도 가는 곳이 어디인지 알지 못합니다. 노니는 사람이란 집착하는 곳이 없이 아무런 바램도 없는 경지를 바라볼 뿐입니다. 나 같은 사람이 무엇을 알겠습니까?” 운장이 말했다. “저는 스스로 함부로 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백성들은 제가 가는 곳으로 따라옵니다. 저는 백성들에게 부득이한 일만 하고 있습니다만 백성들이 따르고 있습니다. 바라건대 한마디 가르침을 주십시오.” 홍몽이 말했다. “하늘의 법도를 어지럽히고 만물의 진실됨에 역행하면 하늘의 현묘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짐승들은 무리로부터 흩어지고, 새들은 모두 밤에도 울게 될 것입니다. 재난은 풀과 나무에 미치고, 화는 기어다니는 벌레에까지 미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인위적으로 다스린 잘못인 것입니다.” 운장이 말했다. “그러면 제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홍몽이 말했다. “아! 귀찮으니 돌아가시오.” 운장이 말했다. “저로서는 하늘의 재난을 당하고 있으니 한마디 가르침을 주십시오.” 홍몽이 마지못해 말했다. “마음을 기르십시오. 당신은 그저 무위 속에 살기만 하면 만물은 저절로 변화할 것입니다. 당신의 육체를 버리고 당신의 총명함을 버리십시오. 외물에 대한 생각을 잊는다면 자연의 기운과 크게 융합될 것입니다. 마음을 버리고 정신을 풀어버리면 아득히 영혼도 없게 될 것입니다. 만물은 번성하여 각각 자기의 본분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각각 자기의 근본으로 되돌아가면서도 아무 것도 모르고 혼동상태에서 평생 그곳을 떠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만약 그것을 알게 되면 곧 그것으로부터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 이름도 묻지 않고 그 실정도 보려들지 않을 것이니, 그대로 저절로 생육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운장이 말했다. “하늘이 저에게 덕을 내려주시고, 저에게 고요함을 보여주셨습니다. 평소 그것을 구하여 왔었는데 이제야 그것을 얻었습니다.”
- 莊子(外篇) 第11篇 在宥[6]- 雲將東遊, 過扶搖之枝而適遭鴻蒙. 鴻蒙方將拊脾雀躍而遊. 雲將見之, 倘然止, 贄然立, 曰:「叟何人邪? 叟何爲此?」 鴻蒙拊脾雀躍不輟, 對雲將曰, 「遊!」 雲將曰:「朕願有問也.」 鴻蒙仰而視雲將曰, 「吁!」 雲將曰:「天氣不和, 地氣鬱結, 六氣不調, 四時不節. 今我願合六氣之精以育群生, 爲之奈何?」 鴻蒙拊脾雀躍掉頭曰:「吾弗知! 吾弗知!」 雲將不得問. 又三年, 東遊, 過有宋之野而適遭鴻蒙. 雲將大喜, 行趨而進曰:「天忘朕邪? 天忘朕邪?」再拜稽首, 願聞於鴻蒙. 鴻蒙曰:「浮遊, 不知所求. 猖狂, 不知所往. 遊者鞅掌, 以觀无妄. 朕又何知!」 雲將曰:「朕也自以爲猖狂, 而民隨予所往. 朕也不得已於民, 今則民之放也. 願聞一言.」 鴻蒙曰:「亂天下之經, 逆物之情, 玄天弗成. 解獸之群, 而鳥皆夜鳴. 災及草木, 禍及止蟲. 噫, 治人之過也!」 雲將曰:「然則吾奈何?」 鴻蒙曰:「噫, 毒哉! 倦倦乎歸矣.」 雲將曰:「吾遇天難, 願聞一言.」 鴻蒙曰:「噫! 心養. 汝徒處无爲, 而物自化. 隨爾形體, 黜爾聰明, 倫與物忘. 大同乎涬溟, 解心釋神, 莫然无魂. 萬物云云, 各復其根, 各復其根而不知. 渾渾沌沌, 終身不離. 若彼知之, 乃是離之. 无問其名, 无闚其情, 物固自生.」 雲將曰:「天降朕以德, 示朕以黙. 躬身求之, 乃今也得.」再拜稽首, 起辭而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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