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닷컴ː명시채집

하늘구경  



 

유월이 오면 / 도종환
 글쓴이 : 하늘구경
조회 : 744  
 
유월이 오면
 
아무도 오지 않는 산 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 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 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있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은 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
남북산천을 따라 밀이삭 마늘잎새를 말리며
흔들릴 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 바람의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두고 나 혼자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은 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도 혼자 보고 있으면
사위는 저녁 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사는 동안 온갖 다 이룩된다 해도 그것은 반쪼가리일 뿐입니다.
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
가슴 반쪽은 늘 비워 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
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
빗줄기를 보내 감자순을 아름다운 꽃으로 닦아 내는
그리운 당신 눈물의 몫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지 않고는 내 삶은 완성되어지지 않습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야 합니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꼭 다시 당신을 만나야 합니다.
 
- 도종환 -
 
 



번호 제     목 조회
40 소릉조(小陵調) / 천상병(千祥炳) 924
39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金素月) 887
38 고향 / 정지용(鄭芝溶) 868
37 적경(寂境) / 백석(白石) 862
36 머리끄락 / 마경덕 859
35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 도종환 794
34 산노래 / 이시영 778
33 지리산(智異山) / 이시영 761
32 청노루 / 박목월 753
31 유월이 오면 / 도종환 745
30 고사(古寺) / 조지훈 743
29 시래기 한 움큼 / 공광규 734



 1  2  3  4  5  
 
 


졸시 / 잡문 / 한시 / 한시채집 / 시조 등 / 법구경 / 벽암록 / 무문관 / 노자 / 장자 /열자

한비자 / 육도삼략 / 소서 / 손자병법 / 전국책 / 설원 / 한서 / 고사성어 / 옛글사전

소창유기 / 격언연벽 / 채근담(명) / 채근담(건) / 명심보감(추) / 명심보감(법) / 옛글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