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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사시가(田園四時歌) - 작자미상 -
봄 전원에 봄이 들어 백화가 만발하니 앞언덕 왜철죽과 뜰앞에 진달래는 웃는듯 반가는듯 면면이 붉어 있고 섬 아래 정향꽃과 단 위의 모란화는 춘광을 다 먹음고 화향이 습인하고 월계 작약화와 삼색도화 영산홍은 홍백이 상영하여 춘풍에 나부끼고 산단화 옥잠화와 장미화 춘장화는 다투어 반개하여 소광을 희롱하고 이화는 백설이오 도화는 홍의로다 매화는 요염이오 해당화는 신선이라 지란은 춘향이요 지기를 만나온듯 벽오동 젖은 잎에 단봉이 깃들이고 창창한 늙은 솔에 백학이 춤을 추고 행화는 표불하여 술잔에 가득하고 촉규화 담홍하여 날빛을 기울이고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 연류간 왕래하여 유성이 연만하니 흐르는 비소리에 티끌 꿈 깨이거다 청려장 둘러 짚고 앞뫼에 올라가니 잔디마다 속잎이요 포기마다 꽃이로다 꽃 꺽어 손에 들고 물 먹어 양치하니 청향이 만구하고 화기가 습의한다 유수를 따라가서 바위 위에 앉았으니 공산이 적막한데 접동새 슬피 울고 산화는 난만한데 봉접이 쌀쌀하다 청산을 흰 구름은 부용 같이 피어가서 선인을 찾아와서 곳곳이 따라오고 현포의 맑은 안개 띠 같이 둘러있어 신선은 날만여겨 곳곳이 쫓아온다 석양 산로 빗긴 길에 소연 일예 지나가니 묻노라 저 선사야 네 거동 한가하다 진한을 하직하고 산수간의 주인되어 삼청연월 음롱하고 십주풍경 반환하여 육환장 한 막대로 부운 같이 왕래하니 세념이 다 없어라 시비할 이 뉘 있으리 한가한 이내 몸도 산천이 병이 들어 천석고황이오 연화 고벽이라 진세를 도망하고 임천에 상양하니 의관은 내 다르고 마음은 너와 같다 어젯밤 좋은 비로 산채가 살졌으니 광주리 옆에 끼고 산중을 들어가니 주먹 같은 고사리오 향기로운 곰취로다 빛 좋은 고비 나물 맛 좋은 어아리다 도라지 굵은 것과 삽주순 연한 것을 낱낱이 캐어내어 국 끓이고 나물 무쳐 취한 쌈 입에 넣고 국 한 번 마시나니 입 안의 맑은 향기 삼키기 아깝도다 구중한 우리 님도 이런 맛 알으시나 한 그릇 받들어서 복궐을 바라나니 어리다 내 마음이 헌근지성 절로 난다 뒷동산 포곡 소리 밭갈다 재촉하니 준준한 저 양사로 남무의 숙재로다. 여름 웃논에 조도 갈고 아랫논에 만도 붙여 우수가 적중하여 풍년을 점복하니 여저여경은 주민의 축원이오 중유어의는 목인의 꿈이로다 큰밭에 콩을 갈고 작은 밭에 원두 놓아 한 번 매고 두 번 매니 전가의 일이 없다 남풍이 길이 불어 대맥이 누르익어 이때가 어느 때니 맥추가 오늘일다 나리쌀 밥을 짓고 살진 연계 찜을 하여 외김치 나리 소주 시식으로 양친하니 삼생 팔진미는 어느 뉘 받았던고 전가중 일신환락 이것이 재미로다 맥량이 다 진하고 올여쌀 새로 나니 원두밭 청태콩과 밭두득 돔부 밭과 동산의 이른 밤과 산전의 오조 비어 오곡을 한데 섞어 물 마추어 지어내니 한 그릇에 쌀밥이오 오색이 영롱하다 소천어 열무국과 붕어 낚아 회를 쳐서 가지 채 호박 나물 신도주 이바지가가 그 아니 소담한가 금당의 부용화는 천연히 붉어 있고 옥계의 훤초꽃은 한가히 누르렀다 석류화 만발하니 향기가 복욱하고 수선화 만개하니 청풍이 표주하다 노우가 새로 개고 청풍이 요조하니 분명한 산색이오 상량한 야기로다 전계에 폭포 소리 만학에 노명하고 죽림에 섞인 바람 음운이 요랑하다 요림한 반디불은 야천의 유성이오 야당에 와명하니 산가의 고취로다 앞이웃 방아 노래 황량을 밤에 찧고 노주의 가는 봄은 고기잡는 사람이라 이삼경 여름밤의 이 역시 경이로다. 가을 뜰나무에 바람 소리 아침에 살펴보니 창밖에 오동잎이 금정에 떨어졌다 소상강 외기러기 해천에 높이 뜨니 어느 곳 손님내는 귀장이 바빴는고 벽간의 귀뚜라미 베 짜라 재촉하니 어느 곳 지어미는 게으른 잠 깨었는고 밤사이 서리방에 백곡이 익었거든 청약립 녹사의로 뜰 앞에 나아가니 산야에 황운이요 곳곳이 타작이라 희희한 농부들은 황계백주 손에 들고 소매를 이끌어서 궐하에 이르기를 성대태평하여 시화세풍하니 이것이 뉘 덕인고 우리임금 덕이로다 토고를 두드리며 격양가 부르시니 강구의 늙은인가 도당씨 백성인가 삼대의 성화를 오늘날 다시 본다 구준에 대취하니 여공에 불들려서 먼데 타작 먼저하고 가까운데 나중하니 밀다리 좋은 벼와 정금벼 보리며 사발벼 대추벼가 정실한 곡품이오 낭려함 입미로다 서직 두태 다 거두고 화맥 숙맥 다들이니 즐용 같은 내 곡식을 어디다가 다 쌓으리 천창만상 넣고남아 뜰앞에 노적하고 함포고복하여 태평가 부르리라 찰기장 좋은 술을 치굉에 가득 부어 공언이 어디런고 만수를 부르리라 전주의 일을 맟고 일신이 한가하니 앞내에 고기 낚아 양친이나 하오리라 죽간을 둘러매고 어기로 나려가니 편편한 백구들아 날려고 하지마라 너 잡을 내 아니라 너를 따라 예왔노라 쓸데없이 이내몸이 찾을이 바이 없어 반세광음을 덧없이 다 보내고 심심 궁항촌에 할 노릇 전혀 없다 화표주 어제 밤의 원학과 맹세하고 백로주 오늘날의 너를 쫓아 이리오니 한정은 일체로다 넨들 설마 모를소냐 홍료화 떨어지고 갈 꽃은 희었는데 풍수림 찾아앉아 어간을 드리우니 잔잔한 물결이오 발발한 고기로다 한동안 잠갔다가 찌를 보고 재쳐내니 뛰노나니 은린이오 걸리나니 옥척이라 눈눈한 버들가지 한 가지 꺽어내어 적은 고기 도루넣고 굵은것 곰라 꿰어 하나 꿰고 둘 꿰어서 한꿰미 다 차거든 낙시줄 대어감고 망혜를 찾아신고 석양과 짝을 하여 달속으로 돌아오니 실인이 뜰에 내려 손씻고 기다린다 회 치고 솟구쳐서 노친께 이양하니 이 역시 맛이라 그 아니 다행한가 앞뫼에 단풍 들고 정국이 난개하니 꽃 밑에 술을 먹고 머리에 수유꽃고 창연히 원망하니 기다린 이 그뉠른고 그리던 동생들과 생각던 지친들이 단첨초옥 수간중에 역역이 단취하여 술잔을 손에 들고 성은을 노래하니 감루가 앞을 서고 갈수록 망극하다 남산 같이 높아있고 북해 같이 깊었으니 살아서 운수하고 죽어서 결초한들 하늘같은 이 은혜를 만일이나 깊을는가 한 입으로 다못하니 일필로나 적으리라. 겨울 북풍이 수류하여 백운이 흣날리니 질서가 완만하여 어느덧 겨울일다 공산에 적설하고 만목이 조잔한데 특립한 저 송백은 네 홀로 청청하니 절사의 높은 뜻이 너보고 흥기한다 상풍이 표를하고 빙벽이 형철한데 한조각 밝은 달이 청천에 조용하니 군자의 맑은 마음 너보고 감발한다 엄동이 이때로다 한사가 주무하다 누에 쳐 명주 나고 면화 짜서 늙은이 명주 입고 젊은이 무명 입네 의복이 가잦으니 졸세하기 걱정 없다 아침에 뜯은 나무 저녁에 다 희고 여름에 엮은 자리 어동하기 넉넉하다 더운방 밝은 창에 비궤가 정결하고 만벽도서 소조한데 노향이 애연하다 의관을 정제하고 첨시를 높였으니 용의가 단속하고 심계가 안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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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시 / 잡문 / 한시 / 한시채집 / 시조 등 / 법구경 / 벽암록 / 무문관 / 노자 / 장자 / 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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