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닷컴ː장자莊子

하늘구경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것과 같다


- 장자(잡편) 제25편 칙양[4]-


위나라 혜왕 영이 제나라 위왕 모와 맹약을 맺었는데 제나라 위왕이 그 맹약을 배반했다. 위나라 혜왕은 화가 나서 사람들을 시켜 그를 찔러 죽이려 했다. 위나라 서수 공손연이 그 이야기를 듣고 부끄럽게 여기면서 말했다.

“임금님께서는 만승의 군주이신데도 한 남자를 시켜 원수를 갚으려고 하고 계십니다. 제게 이십만의 군사를 내려주시어 임금님을 위해 제나라를 공격하게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면 제나라 국민들을 사로잡고 제나라의 소와 말들을 끌어옴으로써 제나라 임금이 속이 타서 등창이 터지게 만들겠습니다. 그런 뒤에 그 나라를 빼앗아버리겠습니다. 제나라 장수 전기를 도망치게 만들고서 그의 등을 쳐서 척추를 부러뜨려 버리겠습니다.”

위나라의 계자는 이 이야기를 듣고서 부끄럽게 여기면서 말했다.

“열길 높이의 성을 쌓아놓았을 때, 그 열길 높이의 성을 다시 허물어버린다면 이것을 쌓은 일꾼들이 고생만 한 결과가 됩니다. 지금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지 칠 년이 되었는데, 이것은 정치의 기반입니다. 공손연은 혼란을 일으키는 사람이니 그의 말을 들어서는 안됩니다.”

위나라 화자가 다시 이 말을 듣고서 추하게 생각하며 말했다.

“제나라를 정벌하자는 얘기를 하는 자는 혼란을 일삼는 사람입니다. 제나라를 정벌하지 말자고 말하는 자도 역시 혼란을 일삼는 사람입니다. 제나라를 정벌하자고 말하는 자와 제나라를 정벌하지 말자고 말하는 자가 혼란을 일삼는 자라고 말하는 자도 역시 혼란을 일삼는 자입니다.”

위나라 혜왕이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화자가 말했다.

“임금님께서는 올바를 도를 추구하기만 하시면 그 뿐입니다.”

혜자가 그 말을 듣고서 대진인을 혜왕에게 소개했다. 대진인이 혜왕에게 말했다.

“임금님께서는 달팽이를 알고 계십니까?”

혜왕이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대진인이 말했다.

“달팽이의 왼쪽 뿔에 나라 하나가 있었는데 촉씨라 불렀습니다. 달팽이의 오른쪽 뿔에도 한 나라가 있었는데 만씨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 두 나라가 땅을 서로 빼앗으려고 전쟁을 벌였습니다. 쓰러진 시체사 수만 명이나 되었고, 패배하여 도망치는 자들을 추격하여 십오일 만에야 되돌아 왔습니다.”

혜왕이 말했다.

“그 무슨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까?”

대진인이 말했다.

“저는 임금님께서 사실을 받다들이기를 바랍니다. 임금님께서는 사방과 하늘과 땅을 생각할 때 한계가 있다고 여기십니까?”

혜왕이 말했다.

“한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진인이 말했다.

“마음을 한계도 없는 경지에서 노닐게 할 줄 안다면 돌이켜 이 세상의 나라를 생각해 볼 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존재가 되지 않겠습니까?”

혜왕이 말했다.

“그렇겠지요.”

대진인이 말했다.

“이 세상에는 위나라가 있습니다. 위나라 가운데 또 양나라가 있습니다. 양나라 가운데 임금님이 계십니다. 임금님이 만씨와 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혜왕이 말했다.

“다를 것이 없겠군요.”

대진인이 나가자, 혜왕은 멍하니 자신도 잊은 듯이 있었다. 대진인이 나간 뒤 혜자가 찾아오자 혜왕이 말했다.

“그 손님은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성인이라도 그만은 못할 것입니다.”

혜자가 말했다.

“피리를 불면 고운 피리소리가 나지만, 칼자루 끝에 뚫린 구멍을 불면 바람 소리만 날 뿐입니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사람들이 기리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요와 순을 대진인에게 비교하여 얘기하면 입에서 나는 바람 소리에 불과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 ”


- 莊子(雜篇) 第25篇 則陽[4]-

魏瑩與田侯牟約, 田侯牟背之. 魏瑩怒, 將使人刺之.

犀首公孫衍聞而恥之曰:「君爲萬乘之君也, 而以匹夫從讐! 衍請受甲二十萬, 爲君 攻之, 虜其人民, 係其牛馬, 使其君內熱發於背. 然後拔其國. 忌也出走, 然後抶其背, 折其脊.」

季子聞而恥之曰:「築十仞之城, 城者旣十仞矣, 則又壞之, 此胥靡之所苦也. 今兵不起七年矣, 此王之基也. 衍亂人, 不可聽也.」

華子聞而醜之曰:「善言伐齊者, 亂人也. 善言勿伐者, 亦亂人也. 謂伐之與不伐亂人也者, 又亂人也.」

君曰:「然則若何?」 曰:「君求其道而已矣!」

惠子聞之而見戴晉人. 戴晉人曰:「有所謂蝸者, 君知之乎?」

曰:「然.」

「有國於蝸之左角者曰觸氏, 有國於蝸之右角者曰蠻氏, 時相與爭地而戰, 伏尸數萬, 逐北旬有五日而後反.」

君曰:「噫! 其虛言與?」

曰:「臣請爲君實之. 君以意在四方上下有窮乎?」

君曰:「無窮.」

曰:「知遊心於無窮, 而反在通達之國, 若存若亡乎?」

君曰:「然.」

曰:「通達之中有魏, 於魏中有梁, 於梁中有王, 王與蠻氏辯乎?」

君曰:「無辯.」

客出而君惝然若有亡也.

客出, 惠子見. 君曰:.「客, 大人也, 聖人不足以當之.」

惠子曰:「夫吹筦也, 猶有嗃也. 吹劍首者, 吷而已矣. 堯舜, 人之所譽也. 道堯舜於戴晉人之前, 譬猶一吷也.」

 

   

 

 

 

 

졸시 / 잡문 / 한시 / 한시채집 / 시조 등 / 법구경 / 벽암록 / 무문관 / 노자 / 장자 / 열자

한비자 / 육도삼략 / 소서 / 손자병법 / 전국책 / 설원 / 한서 / 고사성어 / 옛글사전

소창유기 / 격언연벽 / 채근담(명) / 채근담(건) / 명심보감(추) / 명심보감(법) / 옛글채집

 

 

www.yetgle.com

 

 

Copyright (c) 2000 by Ansg All rights reserved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