柟樹爲風雨所拔歎[남수위풍우소발탄] 남나무가 비바람에 뽑힘을 탄식함
- 杜甫[두보] -
倚江柟樹草堂前[의강남수초당전] 강으로 기운 녹나무 초당 앞에 있으니
故老相傳二百年[고로상전이백년] 노인네들 전하기를 이백년은 묵었다네
誅茅卜居總爲此[주모복거총위차] 띠를 베고 터 잡음이 모두 이 때문이니
五月髣髴聞寒蟬[오월방불문한선] 오월에도 가을매미 소리 들림직 했는데
東南飄風動地至[동남표풍동지지] 동남에서 회오리바람 땅 흔들며 불어와
江翻石走流雲氣[강번석주류운기] 강 뒤집고 돌 굴리고 구름 급히 흘러
榦排雷雨猶力爭[간배뇌우유력쟁] 줄기는 뇌우 버텨내려 안간힘 다했지만
根斷泉源豈天意[근단천원기천의] 뿌리가 샘에 끊겼으니 어이 하늘 뜻이랴
滄波老樹性所愛[창파노수성소애] 푸른 물결 늙은 나무 천성으로 좋아해
浦上童童一靑蓋[포상동동일청개] 물가에 무성한 잎 푸른 덮개 같았으니
野客頻留懼雪霜[야객빈류구설상] 촌사람들 자주 머물러 눈서리 걱정하고
行人不過聽竽籟[행인불과청우뢰] 행인은 나무 울림에 지나치지 못했는데
虎倒龍顚委榛棘[호도룡전위진극] 용호가 거꾸러지듯 잡목 숲에 버려지니
淚痕血點垂胸臆[루흔혈점수흉억] 눈물 흔적 핏자국이 가슴 속에 번지네
我有新詩何處吟[아유신시하처음] 내 새로운 시 지은들 어디에서 읊조리나
草堂自此無顏色[초당자차무안색] 이로부터는 초당도 볼품없이 되었구나
❍ 남목[枏木] 남나무. 열매는 살구 같으나 시고 강남에 많이 자라는 상록 교목. 매남자(梅枏子) 또는 남재(枏梓)라고도 한다.
❍ 고로[故老] 나이 많은 노인. 인습(因襲)에 젖은 늙은이. 낡은 인습에 젖은 늙은이. 원로. 구신(舊臣). 노인.
❍ 상전[相傳] 대대(代代)로 서로 전(傳)함. 대대로 이어 서로 전함. 받아 전함.
❍ 고로상전[古老相傳] 늙은이의 말에 의해 전(傳)하여 내려온다는 말이다.
❍ 주모[誅茅] 주모는 띠 풀을 베어 터를 닦는 것. 또는 땅을 개간한다는 뜻이다. 초가를 엮어 살 집을 마련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 복거[卜居] 길흉을 점쳐 살 곳을 가려 정하는 것을 가리킨다. 두보(杜甫)의 시 기제강외초당(寄題江外草堂)에 “술 마시기 좋아하고 대와 바람 사랑하니, 사는 곳 반드시 산수 속을 골랐네.[嗜酒愛風竹 卜居必林泉]”라고 하였다.
❍ 방불[髣髴] 방불(彷彿). 유사하다. 마치~인 것 같다. 비슷하다. 마치. 같이. 거의 비슷함. 흐릿하거나 어렴풋함. 무엇과 같다고 느끼게 함. 대강. 대충. 백거이(白居易)이의 시 달재낙천행(達哉樂天行)에 “우선은 남쪽에 있는 채전 십묘를 팔고, 다음에는 낙양의 밭 오묘를 팔고. 그런 뒤에 살고 있는 집까지 팔면, 대충 따져도 이삼 천 꿰미는 되겠지 싶다.[先賣南坊十畝園, 次賣東都五頃田. 然後兼賣所居宅, 髣髴獲緡二三千.]”라고 하였다.
❍ 한선[寒蟬] 백로(白露) 이후 가을바람이 서늘할 때 우는 매미. 쓰르라미. 매미의 일종. 일반 매미보다 작고 청적색(靑赤色)임. 한장(寒螿). 한조(寒蜩).
❍ 한선[寒蟬] 추운 가을날에 울지 못하는 매미를 말하는데, 흔히 말해야 할 때 말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 후한서(後漢書) 권67 당고열전(黨錮列傳) 두밀(杜密)에 “유승(劉勝)은 지위가 대부(大夫)에 이르러 상빈(上賓)으로 예우를 받고 있지만 선(善)한 사람임을 알면서도 천거하지 않고 악(惡)한 것을 듣고서도 말하지 않아 실정을 숨기고 자신만을 아꼈으니, 마치 울지 않는 가을매미[寒蟬]와 같았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 동동[童童] 우뚝우뚝 성한 모양. 나무 그늘이 드리우다. 나무에 가지가 없어 민숭민숭하다. 두려워 우물쭈물하다.
❍ 흉억[胸臆] 가슴 속. 가슴속의 생각. 품고 있는 말. 품고 있는 생각. 마음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