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닷컴ː漢詩採集한시채집

하늘구경  



 

白居易[백거이] 寒食野望吟[한식야망음] 한식날 들을 바라보며 읊다
 글쓴이 : 하늘구경
조회 : 2,530  


寒食野望吟[한식야망음] 한식날 들을 바라보며 읊다

 

- 白居易[백거이] -

 

丘墟郭門外[구허곽문외] 성문 밖에 무덤이 있어

寒食誰家哭[한식수가곡] 뉘 집에서 한식날 곡을 하네

風吹曠野紙錢飛[풍취광야지전비] 광야에 바람 불어 지전 날리고

古墓壘壘春草綠[고묘루루춘초록] 첩첩이 옛 무덤엔 봄풀 푸르러

棠梨花映白楊路[당리화영백양로] 팥배 꽃 날려 덮인 백양나무길

盡是死生別離處[진시사생별리처] 모두 삶과 죽음이 갈려지는 곳

冥冥重泉哭不聞[명명중천곡불문] 아득한 황천에는 곡소리 닫지 않고

蕭蕭暮雨人歸去[소소모우인귀거] 쓸쓸한 저녁 비에 돌아가는 사람들

   


소식(蘇軾)이 이르기를 곽생(郭生)과 한계(寒溪)를 유람할 때, 곽생(郭生)이 백낙천(樂天) 한식시(寒食詩)를 약간 고쳐 노래로 부르자 좌객 중에 이 노래를 듣고 우는 사람이 있었다.[東坡云: 與郭生遊寒溪, 主簿吳亮置酒, 郭生善作挽歌, 酒酣發聲, 坐為悽然. 郭生言吾恨無佳詞, 因爲略改樂天寒食詩歌之. 坐客有泣者.]”라고 하였다. <東坡志林> <古今事文類聚 前集 卷8 改樂天詩>

그 시는 다음과 같다.

 

烏啼鵲噪昏喬木[오제작조혼교목] 저무는 교목에 까막 까치 짖는데

清明寒食誰家哭[청명한식수가곡] 청명한식날 뉘 집에서 곡을 하나

風吹曠野紙錢飛[풍취광야지전비] 광야에 바람 불어 지전 날리는데

古墓壘壘春草綠[고묘루루춘초록] 첩첩이 옛 무덤에 봄풀은 푸르러

棠梨花映白楊樹[당리화영백양수] 하얀 팥배 꽃이 백양나무 비추는

盡是死生別離處[진시사생별리처] 모두가 삶과 죽음이 이별하는 곳

冥冥重泉哭不聞[명명중천곡불문] 아득한 황천에 곡소리 닫지 않고

蕭蕭暮雨人歸去[소소모우인귀거] 쓸쓸한 저녁 비 돌아가는 사람들

 


백거이[白居易] ()나라 때 시인으로 자는 낙천(樂天), 호는 향산거사(香山居士) 또는 취음선생(醉吟先生)이다. 조적(祖籍)은 산서(山西) 태원(太原)이고, 이백(李白)이 죽은 지 10, 두보(杜甫)가 죽은 지 2년 후에 하남(河南) 신정(新鄭)에서 태어났다. 정원(貞元) 16(800)에 진사가 되어, 벼슬은 소주(蘇州항주(杭州)의 자사를 거쳐 만년에 태자소부(太子少傅)에 지냈고, 형부상서(刑部尙書)로 치사(致仕)하였다. 향산(香山)에서 지내다가 세상을 뜬 뒤 낙양(洛陽) 남쪽 향산의 비파봉(琵琶峰)에 묻혔다. 시호는 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백부(白傅) 또는 백문공(白文公)으로 불렀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5세 때부터 시 짓는 법을 배웠으며 15세가 지나자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는 시재를 보였다 한다. 이백(李白), 두보(杜甫)와 더불어 당대3대시인(唐代三大詩人)으로, 같은 시대의 한유(韓愈)와 더불어 이두한백(李杜韓白)으로 병칭된다. 원진(元稹)과는 함께 신악부운동(新樂府運動)을 이끌어 원백(元白)으로, 유우석(劉禹錫)과는 유백(劉白)으로 병칭되며 당시 으뜸으로 쳤다. 백거이는 시의 제재가 광범위하고 형식이 다양하며 언어가 평이하고 통속적이어서 시마(詩魔) 또는 시왕(詩王) 등의 칭호를 얻었다. 그는 시론을 통해 자신의 시작의 첫째 목적은 겸제(兼濟)의 뜻을 살린 풍유(諷諭)에 있다고 현실주의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고, 스스로 자신의 시집을 편집하면서 시를 풍유시(諷諭詩), 한적시(閑寂詩), 감상시(感傷詩), 잡률(雜律詩)의 네 종류로 분류하였다. 만년에는 세상일에 대하여 고민하고 방황한 끝에 한적을 좋아하는 태도로 발전한다. 저서에 백씨장경집(白氏長慶集), 백씨육첩사류(白氏六帖事類) 등이 전한다. 장한가(長恨歌), 매탄옹(賣炭翁), 비파행(琵琶行) 등을 대표적인 시로 꼽는다.

구허[丘墟] 무덤. 능묘. 묘지(墓地). 폐허. 망가지고 부서져서 황량해진 곳. 예전에는 번화(繁華)하던 곳이 뒤에 쓸쓸하게 변한 곳. 육유(陸游)의 시 탄로(嘆老)벗들은 열에 아홉이 무덤 속에 있는데, 그물 벗어난 물고기처럼 혼자서 웃고 있네.[朋儕什九墮丘墟 自笑身如脫網魚]”라고 하였다.

곽문[郭門] ()이 외성(外城)을 뜻하므로 곽문(郭門)은 외성의 성문(城門)을 가리킨다. 한유(韓愈)의 시 과남양(過南陽)남양 성문 밖으로 나서자마자, 뽕나무 아래 보리밭이 싱싱하고 푸르네.[南陽郭門外 桑下麥靑靑]”라고 하였다.

교목[喬木] 관목(灌木)에 대칭되는 말로 소나무, 잣나무, 버드나무처럼 줄기와 가지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키가 크고 곧게 자라는 나무를 가리킨다. 시경(詩經) 한광(漢廣)남쪽에 교목이 있는데 쉴 수 없으며 한수에 노니는 여자가 있는데 갈 수 없구나. 한수가 넓어 헤엄쳐 갈 수 없으며 강수가 길어서 뗏목 탈 수 없구나.[南有喬木, 不可休息. 漢有游女, 不可求思. 漢之廣矣, 不可泳思. 江之永矣, 不可方思.]”라고 하였다.

한식[寒食] 동지(冬至)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이다. 이 날은 불을 금하고 식은 음식을 먹는 명절인데, 중국 진문공(晉文公)의 충신 개자추(介子推)가 논공행상에 불만이 있어 산에 들어가 나오지 않으므로, 임금 문공은 그 산에 불을 놓아 나오기를 바랐으나 나오지 않고 불에 타 죽으니, 이를 애도하여 화식(火食)을 금한 데서 생긴 풍속이다. 그래서 금연일(禁烟日), 숙식(熟食), 냉절(冷節)이라고도 한다. 설날단오(端午)추석(秋夕)과 함께 4대 명절의 하나로, 음력 2월 또는 3월에 든다. 2월에 한식이 드는 해는 철이 이르고, 3월에 드는 해는 철이 늦다. 그래서 ‘2월 한식에는 꽃이 피지 않아 3월 한식에는 꽃이 핀다.’는 말이 전한다. 한식은 어느 해나 청명절(淸明節) 바로 다음날이거나 같은 날에 든다. 양력 45일이나 6일쯤 든다. 옛날 나라에서는 이 날에 종묘(宗廟)와 각 능원(陵園)에 제향(祭享), 사삿집에서는 조상(祖上)의 무덤에 제사(祭祀)를 지냈다.

청명[淸明] 춘분과 곡우 사이에 드는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인 이 날은 음력으로는 3월에, 양력으로는 45~6일 무렵에 든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청명조(淸明條) 기록에 따르면 이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일으킨 새 불을 임금께 올리고, 임금은 이 불을 정승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 그리고 각 고을의 수령들에게 나누어주는데, 이를 사화(賜火)라고 한다. 수령들은 한식날 이 불을 고을 백성들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찬밥 먹는 것과 관련해서는 개지추(介之推)에 얽힌 전설도 있다.

지전[紙錢] 동전을 본떠서 만든 돈 모양의 종이. 지전(紙錢)은 제사나 종교 의례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의례용구(儀禮用具)이다. 지전은 제의(祭儀)가 끝난 뒤 땅에 묻거나 소각한다. 관 속에 넣어 땅에 묻을 때는 육도전(六道錢)육문전(六文錢)예전(瘞錢)이라 불린다. 불교에서는 음전(陰錢)우전(寓錢)기고전(奇庫錢)으로, 무속에서는 금전(金錢)은전(銀錢)넋전발지전돈개[錢蓋] 등으로 불린다. 지전은 종이에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한 의물(儀物)로서, 죽은 자가 저승길에 가져가는 노잣돈[路資錢]이라는 측면에서 주로 사령제(死靈祭)와의 관련성만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이와 달리 전물(奠物)공물(供物)신주(神主)신상(神像)과 같이 다양한 의미를 지니며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다.

 



번호 제     목 조회
554 李白[이백] 月下獨酌四首其四[월하독작4수4] 시름은 많고 술은 적으나 3013
553 李白[이백] 月下獨酌四首其三[월하독작4수3] 비단 같은 춘삼월 함양성에 2605
552 羅隱[나은] 自遣[자견] 스스로 마음을 달래다 3021
551 白居易[백거이] 春眠[춘면] 봄 잠 2686
550 溫庭筠[온정균] 送人東遊[송인동유] 동쪽으로 가는 벗을 전송하며 1907
549 白居易[백거이] 寒食野望吟[한식야망음] 한식날 들을 바라보며 읊다 2531
548 杜甫[두보] 柟樹爲風雨所拔歎[남수위풍우소발탄] 남나무가 뽑힘을 탄식하다 2010
547 杜甫[두보] 秋興八首[其八]추흥8수8 / 백발로 읊조리다 고개 떨구네 2531
546 杜甫[두보] 秋興八首[其七]추흥8수7 / 가을에 이는 정회 2435
545 杜甫[두보] 秋興八首[其六]추흥8수6 / 비단 닻줄 상아 돛대 1884
544 杜甫[두보] 秋興八首[其五]추흥8수5 / 한 해를 보냄에 놀라 2298
543 杜甫[두보] 秋興八首[其四]추흥8수4 / 관산에 금고소리 진동하고 1962



 1  2  3  4  5  6  7  8  9  10    
 
 


졸시 / 잡문 / 한시 / 한시채집 / 시조 등 / 법구경 / 벽암록 / 무문관 / 노자 / 장자 /열자

한비자 / 육도삼략 / 소서 / 손자병법 / 전국책 / 설원 / 한서 / 고사성어 / 옛글사전

소창유기 / 격언연벽 / 채근담(명) / 채근담(건) / 명심보감(추) / 명심보감(법) / 옛글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