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下獨酌四首其三[월하독작4수3] 달 아래 홀로 술을 마시다
- 李白[이백] -
三月咸陽城[삼월함양성] 삼월이야 함양성아
千花晝如錦[천화주여금] 온갖 꽃에 비단 같은 대낮인데
誰能春獨愁[수능춘독수] 누가 홀로 이 봄날 시름하겠나
對此徑須飮[대차경수음] 이럴 땐 곧바로 술을 마셔야지
窮通與修短[궁통여수단] 운명의 궁통과 수명의 장단이야
造化夙所稟[조화숙소품] 조화옹이 일찌감치 정해놓은 것
一樽齊死生[일준제사생] 한 단지 술이면 생사가 같아지고
萬事固難審[만사고난심] 세상만사야 본디 알기 어려워라
醉後失天地[취후실천지] 취하여 세상천지 잃어버리고
兀然就孤枕[올연취고침] 올연히 홀로 깊은 잠에 들면
不知有吾身[부지유오신] 내 몸이 있음도 알지 못하니
此樂最爲甚[차락최위심] 이런 즐거움이 최고 즐거움이라
❍ 이백[李白] 당(唐)나라 현종(玄宗) 때의 시인. 자(字)는 태백(太白)이고. 호(號)는 취선옹(醉仙翁)·해상조오객(海上釣鰲客)·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태어날 때 어머니가 꿈에 태백성(太白星)을 보았다고 한다. 아버지는 서역(西域)의 호상이었다고 전한다. 출생지는 오늘날의 사천성(四川省)인 촉(蜀)의 창명현(彰明縣) 또는 더 서쪽의 서역으로서, 어린 시절을 촉나라에서 보냈다. 천보(天寶) 원년(元年: 742년) 가을에 처음 장안(長安)에 나와 하지장(賀知章)을 만나 적선인(謫仙人)으로 찬양되면서, 그 명성이 온 세상에 퍼졌다. 그 뒤 현종(玄宗)을 알현하여 시문의 재능을 인정받아 한림공봉(翰林供奉)으로 임명되고 궁정 시인이 되기도 했으나, 현종의 실정 이후 정치에 뜻을 잃고 방랑시인이 되었다. 성품이 호방하여 세속에 매이지 않아 천하를 유람하며 시주(詩酒)로 생활하였다. 시풍이 웅기하고 호방하며 상상력이 풍부하고 언어의 흐름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음률의 조화와 변화가 다양하다. 그의 시는 서정성(抒情性)이 뛰어나 논리성(論理性), 체계성(體系性)보다는 감각(感覺), 직관(直觀)에서 독보적(獨步的)이다. 술, 달을 소재(素材)로 많이 썼으며, 낭만적(浪漫的)이고 귀족적(貴族的)인 시풍을 지녔다. 천하를 주유하며 수많은 시를 남겼으며, 그의 생활 태도를 반영한 대표작으로는 촉도난(蜀道難)이 있다.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며 한시(漢詩)의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져 이백(李白)은 시선(詩仙), 두보(杜甫)는 시성(詩聖)으로 불린다. 성당(盛唐) 시기 시가(詩歌) 예술의 최고봉에 올랐다. 지금까지 전하는 시가 1천여 편에 달하고 이태백시집(李太白詩集) 30권이 있다.
❍ 독작[獨酌] 혼자서 술을 따라 마심. 대작(對酌)할 상대(相對)가 없이 혼자서 술을 마심.
❍ 함양성[咸陽城] 장안(長安)에 가까운 곳으로 진한(秦漢) 시대의 고도(古都)이다.
❍ 대차[對此] ~를 대하다. 대면하다.
❍ 경수[徑須] 곧바로 ~하여야 한다. 즉시 ~해야 한다. 결국 ~해야 한다. 바로 지금 해야 한다는 뜻이다. ‘경(徑)’은 ‘직(直)’의 뜻으로 쓰였다. 응당(應當). 이백(李白)의 장진주(將進酒)에 “주인이여 어이하여 돈이 적다하는가, 바로 술을 사와 벗과 함께 하리라.[主人何爲言少錢 徑須沽取對君酌]”라고 하였다. 竟須(경수)로도 쓴다.
❍ 궁통[窮通] 궁핍함과 형통함. 빈궁(貧窮)과 영달(榮達). 운명의 통달(通達)함과 빈궁(貧窮)함. 가난함과 부귀함을 아울러 이르는 말. 장자(莊子) 양왕(讓王)에 “옛날에 도를 터득했던 사람들은 형편이 어려울 때도 즐거워할 줄 알았고, 형편이 잘 풀릴 때에도 즐거워할 수 있었다. 마음이 즐거울 수 있었던 원인이 좋거나 좋지 않은 형편에 있지 않았고 도덕이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렇게 형편이 좋거나 어려운 모든 현상들은 추위와 더위, 바람과 비처럼 규칙적인 변화를 따르는 것들이다.[古之得道者, 窮亦樂, 通亦樂, 所樂非窮通也; 道德於此, 則窮通爲寒暑風雨之序矣]”라고 하였다.
❍ 수단[修短] 긴 것과 짧은 것. 길이. 장단(長短). 수명(壽命)의 장단(長短)을 가리킨다.
❍ 조화[造化] 천지만물을 창조하고 기르는 대자연의 이치. 또는 그런 이치에 따라 만들어진 우주 만물. 천지자연의 변화. 천지만물의 창조자 또는 대자연. 조물주(造物主)
❍ 조화옹[造化翁] 만물을 창조하는 노인이라는 뜻으로, 조물주(造物主)를 이르는 말이다.
❍ 올연[兀然] 홀로 우뚝한 모양. 홀로 외롭고 우뚝한 모양. 돌연히. 우뚝 솟은 모양. 갑자기. 여전히. 아무 것도 모르고 멍청히. 혼연무지(昏然無知).
❍ 고침[孤枕] 외로운 베개라는 뜻으로, 짝을 잃고 외롭게 자는 잠자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혼자 자다. 독침(獨寢)하다.